‘임동창 음악은 곧 풍류다’

제13회 정토사 산사음악회 개최

2009-06-15     변재윤기자

‘아무것도 할 것이 없구나. 그저 놀기만 하면 되는 것을.. 논다는 것은 삶을 흐르게 두는 것이며 바람과 하나 되는 숨결을 이루는 것이다. 너도좋고 나도좋고 興야라~!’

풍류에 대해 임동창은 이렇게 표현한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천재음악가로 불리는 풍류객 임동창씨(53)가 한적한 산사에서 최초 한글 가요인 '정읍사'를 '1300년의 사랑이야기'로 읊었다.

지난 13일 오후 8시경부터 정토문화마당(대표 이철민) 주관으로 정읍 정우면 정토사에서 관람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여분간 진행된 산사음악회에 임동창씨는 '정읍사'를 주제로 피아노 연주와 함께 특유의 가락을 선보였다.

조선시대 궁중음악 ‘수제천’으로 재탄생된 이후 노래는 사라지고 관악헙주음악으로 오늘날에 전해지고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이며 한글로 기록된 최초의 가요 ‘정읍사’에 그의 열정은 녹아내렸다.

작곡가 임동창은 ‘우리적인 것’의 DNA를 잘 간직한 ‘수제천’을 연구 분석한 후 매일 일기를 쓰듯 작곡해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작품 <작곡일기-1300년의 사랑이야기>를 완성했다.

이 작곡일기는 ‘수제천’의 원형인 ‘정읍사’가 품고 있는 인류의 영원한 화두,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한 여인의 노래처럼 작고 소박한 사랑이 모두의 가슴속에 꽃 피우도록 일깨워 준다.

1990년대 초 갑자기 민둥머리로 대중 앞에 나타났던 임씨는 서양음악 작곡을 전공한 피아니스트지만 자신의 무대에 온갖 국악기를 올려놓는 등 국악을 섭렵하기도 한 음악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과 공간의 틀에 갇힌 기존 정형화된 형식을 벗어나 모든 이를 자유로 이끄는 새로운 ‘허튼가락’으로 관객과 동화되며 가곡, 영산회곡, 등 우리민족 전통음악을 피아노 연주곡으로 재탄생시키는 그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

고려 충렬왕 25년에 담운(曇雲)선사가 창건한 정토사의 산사음악회는 2003년 6월 첫 공연 이래 한해 봄, 가을 두 차례 씩 이어져 13회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