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와 산다>

정읍출신 최민경씨 ‘제3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선정

2009-07-20     변재윤기자

『누구나 다 비밀스러운 생을 산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안다는 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생의 일부분이 아닐까?

자고 일어나면 키가 한 뼘씩 자라는 말라깽이 꺽다리 조은재는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비밀을 소유하게 된다. 열여섯이 된 어느 날, 할머니의 영혼을 돌려보내기 위한 진혼굿을 구경하고 난 뒤부터.

천하의 박치기 소녀 조은재도 이 엄청난 비밀 앞에서만큼은 태연한 척 할 수가 없다. 은재는 자신의 몸에 들어온 할머니의 영혼을 제자리로 돌려보내기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할머니로부터 자신의 소중한 몸을 지키기 위한 은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점점 더 과감하게 그 존재를 드러낸다...』

5천만원 고료의 제3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에 정읍출신 최민경 작가(35․사진)의 장편소설 <나는 할머니와 산다>가 지난달 30일 선정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다.

정읍북초, 동신여중(現 학산중), 정주여고(現 서영여고)를 나온 최민경 작가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6년 진주신문 가을문예 단편 <오래된 성탄>이 당선돼 문단에 입문했으며 올해 오천만원 고료 세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최 작가는 “이 소설은 겉으론 평범한 소녀인 주인공 은재가 자신을 찾아온 할머니 귀신과 싸우는 한편 엄마 아빠의 가짜 딸에서 진짜 딸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부연하고 “빙의가 된 이후로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엄마와의 관계도,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만 혼란스러운 일상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은재의 노력은 눈물겹기만 하다. 그렇다면 대체 할머니의 영혼은 왜 은재를 찾아온 것일까? 거기에는 아무도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과연, 이 엄청난 진실이란 뭘까?..”라며 작품을 소개한다.

톡톡튀는 발상, 뛰어난 흡인력을 표현해 냈다는 심사평과 더불어 안도현외 6명의 심사위원은 ‘너무 잘 짜여져 있는 것이 흠이라고 할 만큼 아주 잘 쓴 작품’이라 호평했다.

2차의 오랜 논의 끝에 당선작으로 결정했다는 작품은 ‘죽은 할머니가 귀신처럼 주인공의 머릿속에 붙어살며 발생하는 여러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우선 그 발상이 매력적이며 독자 흡입력도 모든 작품 가운데 가장 뛰어나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이 없다’는 심사평을 얻고 있다.

최 작가는 “이제 첫 출발을 하는 신인으로서 고향에 계신 저희 부모님과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을 생각하면서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8월초 서울에서 출판기념식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며 작품은 장편소설로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