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사시 <동진강의 눈물>

2009-08-06     김용관(淨山)

제 9 장 넘지 못하는 강

 

김용관(淨山)

 

 

이게 웬일인가

우군의 진지에서 달려 온 전령

패퇴하여 진지를 버린 지 오래고

부상당한 자 신음으로 땅을 치고 있단다.

 

기실 봉준의 휘하 전투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력을 다 했으나

전투력 손실은 시시각각으로 달라

불가불 양단 결심이 서지 않는구나.

이 일을 어찌할까

이 일을 어찌할까

우리 동학군

비명소리도 내지 못하고

피만 토하고 죽는구나.

어이할꼬.

 

왜놈들 화살촉을 맞고도

몸이 가려운 듯

먼지 털어내듯 씩 웃고

덤벼드는구나.

 

아비지옥이 어디냐

유황불이 활활 타는 지옥이

어디 따로 있다더냐.

피 묻은 손으로 가슴을 쓸어안고

단말마의 신음은

신의 역겨운 노래 소리이어니

 

피의 꽃이 만발하여

옥토가 농민군의 검은 영혼으로

울부짖고 있구나.  

 

만여 명의 병사

절반으로 줄어들고

절반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니

묘책을 강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