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시의원이 예산 심의 도중 공무원과 ‘술?’
시민들의 복지 향상과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한 해의 예산을 엄중히 심의해야 할 일부 시의원의 회기 도중 음주 사실 여부와 관련, 시민들로부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음주가 사실이라면 해당 의원은 내년 예산을 최종 의결하는 예결특위 위원으로 당일까지 막후 계수조정에 신중함과 공정함을 보여야 할 공인으로서 처신은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정읍시의회 예결특위가 2010년 본 예산안 심사 및 계수조정을 이루는 일정인 지난 9일.
당일 오후 4시 경을 넘어 걸려온 익명의 전화는 “시청 후문에 있는 슈퍼에서 지금 시의원과 공무원이 싸움하는 듯싶으니 빨리 취재해 보라”는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제보가 온 시간은 의회가 회기 중이고 공무원들도 업무시간이어서, 장소 등에 의구심을 가지고 현장에 도착할 땐 이미 빈 자리였다. 이 논란의 발단은 의원과 공무원간 싸움이었다.
이에 따라 기자는 예결위 회의실로 발길을 돌려 대기하던 중, K모 의원과 W모 의원이 3층 의원휴게실로 들어간 후 총무과 K모 과장이 뒤따라 들어가는 모습에 정중히 문을 두드리고 만남을 가졌다.
당일 예결위 계수조정을 묻는 질문 과정에서 답변한 K모 의원의 얼굴이 무척 홍조를 보이자 “의원님 혹시 술 드셨습니까?”라고 묻자 흔쾌히 “예. 먹었습니다”라는 답을 기자는 들었다.
물론 이 대화는 1명의 시의원과 1명의 공무원이 있는 자리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가 질문 대상이었던 점은 상대가 예결위원장을 대신한 부위원장이었기에 그랬다.
취재는 여기까지였다. 그런데 이후 상황은 기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직분을 이용해 고압적인 취재를 이뤘다”는 등과 “의회내부에서 말들이 많다”는 식의 불편한 전화가 쇄도했다.
이번 예결위는 위원장인 유진섭 의원이 갑작스런 집안의 상중으로 회의를 이끌지 못했고 부위원장이 업무 대행을 이뤘다.
본래 취재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의원이 하는 말을 녹취할 생각도, 준비도 없었다. 이런 이유로 해당 의원은 당일 “절대 술을 한 적이 없다”라고 이제 와서 말할 수 있을 법도 하다.
이즈음 되니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일 상기 내용의 취재이후 음주와 관련 취재를 이루기 위해 본 기자와 통화한 의회 사무국 관계자나 다른 의원 단 한명이 있으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해당 부위원장에게 묻는 질문은 앞에 수록한 단 한 번의 질문이었다.
무엇이 고압적인 취재였는지, 협박성 취재를 누구에게 얼마나 했는지, 듣고 함께 동조해 말한 이들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사실 그의 말을 들은 순간, 기자로서 어떤 공무원과 술을 같이 했고 무엇 때문에 회기 중에 왜 그렇게 술을 먹어야 했는지, 이를 재 취재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당일 그의 말에 근거한다면 시민의 혈세로 운영하는 시의회 의원으로서 공익적 업무를 수반해야 함에도 회기 중에 공무원과 술을 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예산 심의에 있어 심의 당사자인 의원들의 입장이 여러 가지 불편함이 상존하고 매우 힘이 든다는 사실은 깊이 공감하고 이해한다.
그렇다고 계수조정 와중에 회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했다는 점은 상식에 매우 벗어난 일로 판단된다.
특히 자신들의 치부를 덮기 위해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하거나 거짓으로, 한 사람을 몰아세우는 짓은 과연 올바른 일일까 되묻고 싶다.
며칠 전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말들이 의회 안팎에서 계속되자 본사 취재진들은 술을 했다는 해당 업소를 중심으로 탐문, 일부 정황에 대해 영상채증까지는 어렵게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논하는 점은 논란의 대상이 정읍시의회와 정읍시청 관계자들이고 국민의 혈세로 운영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다 각기 사회공인이라는 점에서 입장을 분명히 하고자 한 취지이다.
툭하면 공직기강 헤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정읍시는 의원들과는 업무시간에도 술을 용인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을 주문한다. 누구 누구가 업무시간 무엇 때문에, 술을 했는지 안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