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송기순 의원 “정읍아리랑? 보존과 복원 주장”
“정읍 아리랑을 아십니까?”
‘논 중에 옥토는 신작로로 들고 사람이 난놈은 감옥으로 든다, 아리랑인가 용텬인가 얼마나 조흐면 저 질알인고’ 정읍신태인아리랑, 즉 정읍아리랑 4절 중 1절 가사다.
정읍시의회 제285회 제1차 정례회가 열린 15일 송기순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읍아리랑의 존재에 대해 공개하고 보존과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현재 곡조는 불명확하지만 정읍아리랑의 가사를 보면 일제강점기 시절 전국에서 가장 수탈이 심했던 신태인 지역민들의 애환과 동학농민혁명의 선두에 섰던 민초들의 정서가 그대로 담겨져 있는 정읍인들의 아리랑”이라고 주장했다.
“백여 년 전부터 정읍아리랑은 정읍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노래였다”는 그는 “1930년 7월에 김지연이 조사해 <조선>에 발표한 조선민요아리랑에 ‘정읍아리랑’이 기록되어 있다”고 들고 “하지만 정읍에서 정읍아리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슷비슷한 가사와 아리랑 타령의 속성 때문에 정읍아리랑을 기억하거나 부르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그런데 송기순 의원은 “중국동포타운신문 제173호 2010년 4월 21일 자 기사에는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실려 있다”면서 “1935년 이후 북간도 지방에 ‘정읍툰’이라고 지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정읍 사람이 이주했다. 정읍툰과 남도마을에서 잔치가 벌어지면 각 지역의 민요를 부르며 흥겹게 놀았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 “1930년에 조사한 정읍·신태인 아리랑과 1991년 조사한 정읍아리랑의 가사가 거의 같고 1954년 북한의 조선민요연곡집 영천아리랑과 뒷부분만 다르다. 독립군 아리랑으로 채택되어 독립군 사이에서 불렸다는 영천아리랑의 곡조는 정읍아리랑에서 변이되어 부른 민요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고 제기했다.
송 의원은 “조금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정읍 아리랑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정읍아리랑 가사는 온전히 보전되어 있으나 악보도 없고 곡조를 기억하는 사람도 없다. 항간에는 정읍아리랑의 악보가 연변 자치구에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향후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시급성을 알렸다.
말미에 송기순 의원은 “우리 지역에서조차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정읍아리랑을 발굴·보존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철저한 조사작업은 물론 악보를 만들고 보급 운동도 펼쳐야 한다. 농경문화를 꽃피우고 우리 조상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정읍아리랑을 복원하고 계승하는 일이야말로 정신을 바로 세우고 정읍문화의 자존심을 찾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라도 정읍에서 시작해 끈질긴 민족문화의 생명력으로 연변 조선 자치구와 요녕성까지 불렸던 우리들의 삶의 노래 정읍아리랑을 많은 사람이 애창하고 흥얼거리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