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칼럼] 교육은 신뢰가 우선입니다.

학교교육 살펴보기 6- 김수봉 전 정읍교육장

2023-08-31     변재윤 대표기자

잘 아는 바와 같이 서울 서초동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도 발령받은 지 2년 된 젊은 교사가 자신이 날마다 출근하던 학급에서다. 마음이 아프고 무거울 뿐이다.

교사들이 주말 집회를 연거푸 하고 특별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이번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대체로 매년 힘든 아이들을 만나지 않기를 또한 학부모 민원이 없기를 바란다. 담임 맡기를 꺼리는 교사도 없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교사들은 나의 말과 행동이 혹여 민원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소신껏 본분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아동학대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권은희 의원실에서 밝힌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최근 1년간(223-234) 경력 5년 미만 퇴직교사는 589명으로 전년(213-222) 303명의 두 배 가까이 되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과도한 학생 인권이 교권을 실추시킨 탓이라며 학생 인권 때리기를 하고 있다.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우선시 되면서 교사들의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교실 현장은 붕괴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

교권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지만, 순수 인간으로서 학생의 인권 또한 무시하거나 가벼이 취급해서는 아니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와 권리, 교권의 경시 풍조는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전국교사 일동이름으로 집회에 나온 교사들은 교사에게 권위가 아닌 존중을, 교사에게 권력이 아닌 인권을 보장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일선 학교와 교육청에서는 교육경력 5년 이내의 젊은 교사들을 새내기 교사또는 샛별 교사등으로 부른다. 이들 교사에 대한 연수계획을 세워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민원 응대 등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연수를 한다. 또한 희망에 따라 경력이 많은 노련한 교사들을 멘토로 하여 교직 생활 전반에 걸친 연수를 진행하며, 일선 학교에서도 자체 계획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경력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모든 교사가 수범적인 교육을 전개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교사 스스로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며, 상급 교육청도 훌륭한 교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학교 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자녀 앞에서 교사를 얕잡아보는 발언을 하거나 흉을 보면 어떻게 될까? 자녀가 교사를 존경하고 신뢰하며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까? 부정적인 발언들이 자녀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런 생각을 하면 부모의 언행은 정말 중요하다. 아주 신중해야 한다.

일부 단편적인 이야기지만 가정사에 있어서 어린 자녀가 발언하면 어린 녀석이 도대체 뭘 알아서 그러냐.”고 대체로 무시한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일은 어린아이의 이야기만을 전적으로 믿고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전후 사정을 객관적으로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전에 지면을 통해 강조한 것처럼, 교사는 교사가 되고서 현장에서 배우고 익혀가며 진정한 교사로 거듭 성장해 간다. 부모도 마찬가지며 다른 직업인들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즉 인간은 전 생애를 통해 발달하고 성장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점 발전해간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았으면 한다.

무조건 자녀만 두둔하지 말고 교사와 학교를 믿고 지원하며, 자녀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적극 소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