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학교교육 돌아보기 7- ‘학부모 수업 참관에 대하여’
김수봉 전 정읍교육장
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9월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기점으로 ‘신뢰와 존중의 교육문화’가 정부와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으로 확실히 구축되길 바라며, 학교마다 학기별로 진행하는 교육과정설명회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학교에서는 학년 초 한번 또는 학기마다 한 번씩 학교교육과정 운영 전반에 대한 설명회와 더불어 학교계획에 따라 학부모 참여 수업 또는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정읍시내 학교장으로 근무하던 첫 학기, 교육과정 설명회와 수업 참관을 위해 강당에 가득 모인 학부모들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학부모 여러분 어제저녁 축구 경기 잘 보셨나요?” 마침 국제 친선 축구 경기가 전날 있어서 연관 된 질문을 했는데 학부모 대부분이 경기를 보았다고 했다.
“축구 경기를 보면서 감독을 보셨나요? 선수를 보셨나요?”
학부모들은 뜬금없는 질문에 다소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경기장에서 직접 보시거나 TV로 보거나 당연히 선수를 중심으로 보겠지요?”
그렇다는 반응이었다.
“이따가 수업 참관하러 교실에 가서는 누구를 보아야 할까요? 감독인 선생님을 보아야 할까요? 선수인 자녀를 보아야 할까요?” 느닷없는 질문에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실지로 수업참관을 하는 학부모들은 선생님을 중심으로 관찰하곤 한다.
따라서 자녀의 학습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자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수업 참관하는 마음가짐과 수업을 보는 관점’에 대해 안내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수업 참관의 마음가짐은
서비스의 품질을 평가하는 소비자처럼 선생님을 대하거나, 학습이나 수업에 방해가 되는 행동 또는선생님과 학생에게 부정적이고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감시하거나 결점을 찾으려고 하지 말아야 하며. 좀 더 나은 수업을 위해 학부모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염두에 두고 관찰하고,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선생님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즐기거나 고민하는 마음가짐으로,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열린 마음으로 관찰한다.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선생님의 교수활동보다는 학생의 학습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자녀의 학습권이 충분히 보장받고 있는지,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해 선생님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각 학생을 배려하고 있는지,예기치 않은 아이들의 반응에 대해 선생님이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선생님이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지 관찰하면 좋겠다. 역시, 감시하거나 결점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거나, 학부모의 틀로(보고 싶은 것만 선입견을 가지고) 보려고 하면 안 된다.
그리고 자녀의 학습활동 및 다른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보면서, 자녀의 학습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자녀의 특수한 성향으로 인해 학습활동에서 특수성을 보이는지, 아니면 그 수업의 특성으로 인해 그런 특징이 나타나는지를 고려하면서 관찰하고, 짧은 수업 시간에 자녀의 학습 활동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담임교사와 상담, 학습 활동 결과물을 전시한 전시물을 참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위와 같이 안내한 내용이 번거로우면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참관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내 자녀가 선생님 이야기에 집중을 잘하고 있는지, 친구들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듣고 반응(또는 발표)하고 있는지, 학습에 흥미를 갖고 집중을 잘하는지 살펴봤으면 한다.
가정에서 오직 내 아이만을, 비교 대상 없이 주관적으로 바라볼 때와 다소 다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당황해하지 말고 참관하며, 살펴본 내용과 가정에서의 학습과 생활 습관 등을 토대로 상담이 가능한 날 담임교사와 진솔한 상담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학습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칭찬거리를 찾아 칭찬해주며, 특히 담임선생님의 가르침 또한 반드시 칭찬하여 자녀가 담임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선생님 안내에 따라 열심히 학습하고 학교생활도 만족스럽게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