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폭설의 정읍.. 남의 나라 눈 구경이었을까?
2006-01-06 정읍시사
4일 현재, 정읍시 집계 상 596억원이라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아들 같은 시설물을 딸 같은 재배작물을 잃어야만 했으며 열기를 토해내며 기계를 돌려야 하는 공장들은 눈 때문에 멎어버린 기계 설비를 수리하느라 여념이 없고 지금도 피해 현장을 복구하려 수많은 사람과 기관.단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정읍시의회는 제112회 2차 정례회를 열고 시정질문을 비롯해 각 예산안을 처리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정읍시의회는 이렇듯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 폭설에 대해, 피해 복구에 대해, 시민들에 대해, 중앙부처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었다.
정읍과 함께 이번 폭설로 많은 피해를 봤던 가까운 고창군 의회의 경우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정읍시의회는 폭설이 한창이던 때 건의문이 아닌 선거구조정안을 채택, 도에 전달하는 등 민생보다 자신들의 진로에 더욱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다행히 지난달 29일 정읍을 비롯한 호남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많든 적든 보다 도움이 될 만한 피해복구책이 마련됐다고는 하나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상황이 급박했던 지난 1달 동안 정읍시의회는 시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물론 일부 시의원의 경우 자신의 비닐하우스와 축사, 주택 등에 직접 피해를 입어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시민들이 바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전체 시의회의 모습은 절대 아닐 것이다.
피해복구에 임했던 많은 시민들, 한번의 눈삽을 들고 뒤돌아서면 또 쌓이는 눈이었지만 그냥 볼 수 없기에 모두가 발 벗고 나섰던 것이다.
하얗게 눈이 덮여 지역의 경계선도 구분키 어려웠던 재난의 정읍지역에 연신 줄을 그어가며 선거구에 열중했던 정읍시의회, 돌아오는 지방선거에 시민들은 어떤 기억을 떠올릴지…또다시 기온의 하강에 눈을 예보하는 기상청의 보도가 아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