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였으면 - 홍진용
2005-07-16 정읍시사
홍 진 용
문득 회색빛 세상이 싫어지면
중력을 거부할 수 있는 몸짓이 되어
거침없이 강과 산 하늘을 떠돌다
못 견디게 사람 사는 세상이 그리워질 때
모두가 잠든 밤 고요히 나려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새벽이 올 때 까지 보듬고 쓰다듬다
인기척 다시금 들려올 때면
살며시 떠나리라
다시금 거침없이 강과 산 하늘을 떠돌다
떠오르는 해를 안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마를 적셔주는
차라리 안개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