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간 떼어 간암 아버지 살려
결혼 1년 새내기주부 오정민씨 효심 귀감
2006-01-13 정읍시사
자신의 간 절반을 떼어 간암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살린 지극한 효심의 딸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수성동 부영아파트에 사는 결혼 1년 된 새내기주부 오정민(23.사진)씨가 그 훈훈한 사연의 주인공으로 오 씨가 아버지 오경재(49.농소동.사진)씨의 간암 판정 사실을 안 것은 지난해 12월.
시청에서 근무하다 오래전에 퇴직하고 소성에서 한우농장을 경영하던 오경재씨는 평소 간경화증세로 투병하다 지난해 10월 전북대병원에서 간암 판정을 받았다.
오경재씨는 1개월 넘게 가족에게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혼자 고민하다 부인에게만 털어 놓았고 결국 아버지가 간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의 사실을 알게 된 오씨의 두 딸 정민씨와 정미(20.청주과학대 3학년)씨는 부모 몰래 병원 관계자와 상담을 통해 간 이식을 위한 정밀검사를 받았다.
최종 서울대병원에까지 의뢰한 검사에서 정민씨의 간이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간의 크기가 900g으로 일반인에 비해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정민씨는 지난달 21일 전북대병원 유희철 교수의 집도로 자신의 간 절반을 떼어 내 조백환 교수의 장장 12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아버지 오경재씨에게 성공적인 간 이식수술을 한 것.
한편 지난 5일 퇴원한 딸 정민씨와 11일(수) 퇴원한 오경재씨를 농소동 집에서 만났을 때 면역력이 약해 마스크를 쓰고 있던 오 씨는 “의사로부터 조금만 수술이 늦었더라면 혈관으로 전위돼 간 이식 수술도 못할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간을 이식해준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딸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건강에 신경을 써 전보다 더욱 화목한 가정을 가꿔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민씨는 남편 나선민(30.북면공단 [주]우성공업 근무)씨와 익산 시부모께 간 이식 의사에 대해 상의를 했을 때 “시댁에서도 자식 된 당연한 도리라며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남편도 혈액형이 아버지와 같은 B형이니 자신이 간을 이식하겠다고 했다”며 “이해와 배려에 해 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민씨는 정작 효녀 심청이라고 말하는 기자의 칭찬에 대해서는 “아빠가 돌아가신다는데 저처럼 하지 않을 자식이 어디 있겠느냐”며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 텐데 이렇게 알려지는 것이 쑥스럽다”고 말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