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한글학습법 창안 교장, 교육부 소청제기한 까닭?
민원에 밀려 교감 대기발령…6월4일 소청 결과 관심
지적장애아를 위한 혁신적 한글학습법을 창안해 수년간 성과를 거뒀지만 일부 민원에 밀려 징계까지 받은 초등학교 교장이 교육과학부에 소청을 제기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읍 A초등학교 김영생 교장은 지난 2월10일 전북도교육감으로부터 교감 강등이란 인사 발령을 받고 현재는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 파견 근무 명을 받고 3개월 넘게 대기발령 상태에 있다.
김 교장은 오래 전 특수아동의 교육을 위해 자음카드한글학습법을 창안했다.
김 교장이 스스로 터득한 교육방법이다. 1500자 한글로 5개월 기간을 정해 학습을 시키면 500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실제로 학부모들은 "수년을 공부시켜도 전혀 학습이 안되는 얘들을 속성교육으로 6개월 기간을 정해 교육받고 난 후 다시 자신에게 맞는 학급에 투입돼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장애아들이 한글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김 교장의 학교로 몰려들었다.
2007년 김 교장이 부임한 S초등학교는 당시 폐교가 결정된 상태였지만 김 교장에게 교육을 받으려고 전학 온 100여명의 학생들 덕분에 폐교를 면한 일화가 있다.
이렇게 장애아들에게 한글을 배울 수 있게 한 김 교장이 징계를 받자 학부모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구명운동에 들어간 것이다. 좌천 다음날부터 인터넷 카페에 대책위원회까지 결성돼 이를 통해 5월27일 현재 1000명이 넘었고, 직접 서명을 받은 1200여명을 포함하면 총 2200여명의 학부모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김 교장은 이에 힘입어 지난달 중순께 교육부에 소청을 제기했고, 교육부는 김 교장을 수차례 불러 모든 경위를 조사했고, 이에 대한 결과가 6월4일 결정될 예정이다.
김 교장으로서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것이다.
김영생 교장은 "정규 특수교육보다는 기초학력 미달 해결을 위해 내가 하는 한글학습이 꼭 필요하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입학하면 빨리 글을 깨치게 해 지적장애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소청 이유를 밝혔다.
김 교장은 또 “장애아들에게 한글을 깨우치게 하는 교육이 죄가 되느냐, 현재 국내에 발달장애로 인해 고통을 받으며 문맹까지 겪어야 하는 학생들이 1500여명이 이른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