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고분자 이용 ‘장기 유착 방지용 겔’ 개발
외과 수술 후유증 막는 특수 소재..탁월한 효과 입증
2006-08-08 변재윤
셀룰로오스, 키토산계 천연 고분자를 이용해 외과 수술시 장기(臟器)가 달라붙는 것을 막는 ‘장기 유착 방지용 겔(gel)’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고가의 수입품에 의존해온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 주고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朴昌奎) 정읍분소 방사선연구원 노영창 박사는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해서 수분이 함유된 유착 방지용 겔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겔은 외과 수술 후 장기 조직이 서로 달라붙는 유착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는 특수 의료용 소재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노 박사는 소장이나 대장 수술을 한 뒤 유착 정도가 심하면 장이 막히는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고 또 자궁 수술 후 유착이 생기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유착 방지용 겔은 조직 적합성이 뛰어난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해서 제조, 유연하면서 2주 정도 뒤면 몸 안에서 분해돼 흡수․배출되는 특성을 가져 유착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으며 제조하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제조과정에서 멸균을 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하면 겔이 형성되는 성질을 이용해 유착 방지용 겔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노영창 박사는 “실험용 쥐의 맹장과 복벽에 상처를 입힌 뒤 그 상처에 유착 방지용 겔을 적용하는 전임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미 방사선을 이용, 상처 치료용 겔형 붕대를 개발해 상용화한 바 있는 노 박사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착 방지용 소재가 대부분 외국 제품으로 명함 크기가 20~30만 원대로 최고 70~80만 원대의 고가일 뿐 아니라 효능도 만족스럽지 못해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반면 노 박사가 개발해낸 유착 방지용 겔은 연간 6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시장에 수입품의 10분의 1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동종업계 희소식이 되고 있다.
한편 노영창 박사는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해서 제조한 유착 방지용 겔은 수입 제품과 효능은 대등하지만 제조 공정이 간편해서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다”며 “임상 시험이 완료되면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국민 보건 및 국내 의료 기술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