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립 정읍사국악원 내홍 심화

“평가 방법에 문제 있다”… “원칙 준수 문제없다” 논란

2007-01-08     정읍시사
정읍시립 정읍사국악원의 일부 단원들과 국악장.관계부서 간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확대되는 양상이어서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시와 국악단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8일(목) 정읍사국악원(국악장 이화동, 전북대 예술대학 한국음악과 부교수)은 연주부 13명을 비롯 창극부 5명, 무용부 9명 등 모두 27명에 대한 2006년 국악단원 연말 실기능력평가(오디션) 결과발표를 개별통지 했다.

하지만 일부 단원들은 결과를 놓고 자신들에 대한 평가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며 강한 반발과 함께 집단행동도 예고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들 단원들이 제기하는 점들에 대해 해당 국악장은 원칙을 준수한 것으로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등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거듭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문제점을 제기한 측의 입장을 듣고 해당 국악장의 입장을 조명해 봤다.

▶ 일부 국악단원 입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는 국악단원들에 따르면 “예술분야라는 특성상 심사위원들이 주관적 판단으로 단원들을 평가한다는 점과 2회 연속 경고자 퇴출이라는 점을 악용해 국악장과 시가 특정 단원을 배제시키려 한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그 예로 단원들을 평가하는 방식에 있어 타 단체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상시 또는 다면평가방법을 외면한 채 오직 연말 오디션만으로 평가를 대신하고 있고, 이는 평생 국악에 전념해온 단원들의 실력을 단 10분~15분만으로 평가하려는 불합리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2006년 오디션의 경우에는 그동안 ‘남도민요’를 바탕에 둔 작품들을 공연하며 실력을 배가 시키는데 주력해온 단원들에게 예고도 없이 ‘경기민요’로 과목을 채택해 오디션을 치른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또한 국악장의 경우 5급대우 비상임직으로서 국악단의 발전을 도모하고 양질의 공연물을 내놓는 것도 주요 업무이지만, 단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견 및 건의를 수용해 정읍시와 상시 대화체계를 형성하는 가교역할 업무에는 소홀했다며 국악장의 자질 및 근무태도에 강한 문제 제기를 이뤘다.

이를 뒷받침하듯 단원들은 국악단의 발전을 위해 단원들 나름대로 창작과 퓨전 음악들을 끊임없이 연구 또는 연습하지만 현재 국악장의 시스템에는 이를 전혀 반영시킬 수 없다는 의견들도 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악단원들은 지난해 12월 중순 민주노총 단체교섭을 통해 ‘민주노총 공공연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정읍시립정읍사국악단 지부’라는 노조를 발족시키고 향후 단체행동도 마다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국악장 입장
이러한 단원들의 주장에 대해 이화동 국악장과 시 관계자들은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 갈등의 골이 쉽게 메워지진 않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 국악장은 먼저 “단원들의 주장 중 예술분야의 평가방법은 심사위원의 주관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이용해 특정인을 배제시키려 한다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아울러 “전년도까지 남도민요로 오디션을 실시하다가 지난 2006 오디션을 경기민요로 실시한 것은 국악단의 실력을 좀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올 2007년 말에 있을 오디션은 또 다른 지방의 민요가 채택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국악단의 공연을 상설공연으로 전환한다는 과제도 있을뿐더러 레퍼토리를 다양화하는 차원으로 각 지방 전통음악의 요소가 다량 섞인 새로운 국악뮤지컬이나 가무악극 공연도 점차 늘려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타 지역 가락이 나올 경우 ‘따라는 해도 제 맛’이 안 나기 때문에 이 같은 기능 편식을 해소하자는 취지라는 것.

또 오디션이라는 것은 심사위원들도 잘 알듯 단원들이 잘하는 남도민요를 다시 보며 평가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오히려 못하는 걸 봤을 때 보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 국악장은 “오디션에서 경기민요를 채택하겠다고 미리 말한 것은 아니나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 각 지방 민요를 두루 섭렵하라고 지도했던 바, 이 또한 문제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1년 전 오디션에서 탈락해 해촉된 단원에 대해서는 예초에 가야금을 전공한 단원이 민요나 판소리, 병창 등을 부르게 돼 그 한명으로 인해 전체의 음정이 뒤틀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 왔고 이를 보완할 것을 요구하며 3년간이나 지켜본 끝내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국악장 자신의 문제를 단원들이 거론한데 대해서는 “전북대 교수직을 겸임하고 있는 비상임 국악장으로서 주 2~3일 근무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닌 정상적인 근무에 해당한다”면서 “그렇다 하더라고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동안 몇몇의 단원이 터무니없는 구실로 본인에게 인신공격을 해왔던 것도 묵묵히 참아왔었다며 심히 유감스러움을 표했다.

▶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현 국악장의 지난 2002년 부임이래 추진된 오디션과목 및 2005년 해촉 단원에 따른 갈등 증폭 등과 연계한 양쪽 견해나 입장이 판이해 본 파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27명의 국악단원들이 응시했던 2006년도 오디션에서는 4명의 단원이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이 2007년도 오디션에서 2차 경고를 받을 경우 정읍시 조례근거를 들어 해촉 대상으로 노출될 수도 있다.

한편 시는 지난해 12월15일 오전9시 2층 영상회의실에서 시립국악원 운영위원회 10명의 위원 위촉식을 가진 바 있으며 업무보고와 더불어 발전적인 국악원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