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의 의미를 되새기자
정읍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서 홍 석
2007-04-22 정읍시사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사양길로 접어들 무렵을 배경으로 한 희곡〈아카르나이의 사람들〉의 한 대목엔 이런 글이 있다.
.오늘은 민회의 투표 날인데도 아직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웃 아고라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조잘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고 붉은 동아줄을 피해 이리저리 쫒아 다니면서도 이곳은 한산하다. 저들이 아테네의 평화와 안정을 자신의 그것 이상으로 생각해 보았단 말인가, 아! 나의 조국 아테네는 어디로 가려고 이러는가?
이 글을 보면서 문득 우리의 지금은 어떤지 생각해 본다. 작년 보궐선거 평균 투표율 29%,.바빠서 투표할 시간이 없어.이런 소리가 귓전에 들려오면, 아테네의 그것과 흡사하지 않나 하는 우려로 걱정이 앞을 가린다.
민주주의의 생명력은 참여이다. 참여가 없는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정치.선거에 대한 참여율이 낮은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내가 안 해도 되지 뭐?.라는 시민들의 의식이 사회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나의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모르고 하는 생각이다.
1839년 미국의 에드워드 에버렛은 단 한 표 차이로 매사츄세츠 주지사에 낙선됐다. 더욱 아이러니한 사실은 그 선거에서 자신이 투표하지 않아 낙선 됐다는 사실이다.
에버렛은 투표당일 투표참여를 독려하느라 그만 자신이 투표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투표참여를 독려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녀 지칠 대로 지친 그는 마감 시간인 6시가 돼서야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투표소로 달려갔다. 그러나 5분이 늦었다. 결국, 투표하지 못했고 현직 주지사였던 그는 1표 차이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이번 보궐선거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우리에게 투표참여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1표 차이로 역사적 사건이 바뀐 예는 이 뿐만이 아니다.
1645년 대영제국은 단 한 표 차이로 올리버 크롬웰에게 전 영국을 다스리는 통치권을 부여 했으며, 1649년 영국 왕 찰스 1세는 단 한 표 때문에 처형 됐다. 1776년 미국은 단 한 표 차이로 독일어 대신 영어를 국어로 채택했고, 1875년 프랑스는 단 한 표 차이로 왕정에서 공화국으로 바뀌는 새 역사를 시작했다.
1923년 아돌프 히틀러는 단 한 표 때문에 세계역사를 바꾸어 놓은 나치당을 장악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지난 2002년 6.13지방선거 때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기초의원 선거에서 똑같은 득표수를 기록하고도 ‘나이’ 때문에 낙선의 고배를 마신 예가 있으며, 강원도 원주시 개운동 기초의원 선거에서 1표차로 당선된 예 등 지방선거에선 1표차 또는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한 표의 가치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오는 4월 25일(수)은 우리지역의 일꾼을 다시 뽑는 보궐선거일 이다. 이번 정읍시의원보궐선거 지역은 수성동, 장명동, 시기동, 시기3동, 상교동이며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이는 19세이상(1988년 4월 26일 이전 출생자)이다. 특히, 보궐선거에 있어서는 투표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연장되어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우리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의 소중한 한표의 의미를 되새겨 투표에 꼭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