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2007-06-11     주봉구

구름이 원수 같다

장맛비속에서도 저와 같이

붉게 타오르는 것을 보면

정념의 불꽃이다

신의 노여움이다

목마른 입술엔

검은 반점으로 하여 더욱 강렬한

태양의 흑점이다

치솟는 분화구다

온갖 시선을 한 몸에 받고도

무엇이 모자라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듯

기세등등한

허나 죽음의 틀 안에 갇힌

시간의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