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현 씨 수필가 '가슴밭에 두고 온 언어들'

2005년 ‘전망 좋은 방에서 띄우는 편지’에 이은 두 번째 작

2007-12-25     변재윤기자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냐고 하는데 계절의 순환고리 속에서 인연과 사유들이 빚어낸 인과율을 가슴에 넣고 삭혔으나 맛깔스럽지 못하여 글로서 부족하지만 또 하나의 흔적을 남기려 한다’

30년 넘는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이창현 수필가(정읍시청 근무)가 두 번째 수필집 ‘가슴밭에 두고 온 언어들’(신아출판사 펴냄/8,000원)을 출판했다.

지난 2005년 첫 수필집 ‘전망 좋은 방에서 띄우는 편지’를 낸 후 이번이 두 번째 작품으로서 앞선 작이 자연친화적이고 감수성을 담는 글이었다면 이번에는 지난 세월에 대한 애잔함이 강하게 묻어나고 있다는 평이다.

수필집은 ‘제 1부 꽃에게 길을 묻다’와 ‘제 2부 꿈꾸는 섬, 마라도’, ‘제 3부 해는 져서 어두운데’, ‘제 4부 가슴 밭에 두고 온 언어들’까지 총 네 편으로 나뉘어 자연을 소재로 한 풍경들을 소박하게 엮고 있다.

이창현씨는 산길에서 만난 바람은 지친 영혼을 일깨워 걷다가 만난 대나무 숲의 바람소리는 사운대고, 매듭은 한세월을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증표를 보여주는데 깨닫지 못한 나에게 죽비로 내리치니 삶이 감전되어 새로운 삶의 지평을 펼친다’며 ‘맑은 글을 써보겠다고 했지만 욕심만 냈지 사운대는 바람소리 흉내도 내지 못했고 부족하지만 순수함을 견지하며 자연처럼 바람처럼 청정하게 살고 싶은 그런 글들을 서 보고 싶었다'고 펴는 글로 대신했다.

그는 “이번 수필집은 어린 시절 펜팔이 유행하던 때 나는 히말리아 설궁에서 살면서 산골의 외로운 소녀와 주고받았던 편지내용이다. 우연-인연-필연을 꿈꾸며 주고받았던 사연들로 내젊은 날의 초상화이다”라고 피력했다.

보고 싶어 하는 것이 꿈일지라도 꿈꾸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소녀의 영혼과 시혼을 찾으려 여윈 가슴에 추억을 훈장처럼 치렁치렁 달고서 끝없는 방랑의 길을 떠나면서 ‘가슴 밭에 두고 온 언어들’이란 수필집 제목을 붙였다는 작가는 자연에서 소재를 찾았다.

정읍출신인 이창현 수필가는 지난 2002~2003년 ‘한맥문학’ 수필과 시 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한맥문학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정읍문학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편 그는 공직을 마무리하며 낸 이번 두 번째 수필집 출판기념행사를 27일(목) 이화가든에서 퇴임의 자리와 더불어 함께 치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