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불교계.. 종교 편향 집단 움직임 파문예고
대책위 구성 후 성명서 발표 등 조계종 총무원 연결 초읽기
“특정 종교인 포장 단체를 악용..편향 드러내면 좌시하지 못할 일”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집회가 지난달 31일 전국 불교 신자와 승려들이 참여해 열린 가운데 정읍지역 불교계도 이와 연계한 집단 움직임이 예고되고 있어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범 불교도대회를 하루 앞뒀던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정읍 영은사에서 불교계 원로스님들과 관련 협회장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의 특정 종교 편향 여부를 둘러싼 논의를 이뤘다.
회의를 주관했던 정읍 사암연합회(회장 정토사 원공스님)는 당일 연합회 원로스님과 청년회 임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및 강 광 정읍시장의 특정 종교 편향 적 의도를 제기하고 구체적인 문제점을 점검했다.
범 불교도대회에 대해 원공스님은 “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불끄러가는 심정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사회가 바로가고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주인의식을 일깨워줘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으며 공금이 사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는 일”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스님들은 지난달 18일(월) 출범한 재래시장살리기운동본부 정읍지회 및 기아대책본부 정읍지회 양 단체 공동대표로 강 광 정읍시장이 나선데 대해 의구심을 표출하고, 기독교인 중심의 결성에 종교 편향성 여부를 따졌다.
한 원로스님은 “어디나 문제는 다 있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편향된 일은 해선 안 되는 일이며 누구에게 이용당하는 것 또한 아니라는 생각이다”고 전제하며 “우리나라는 기독교 공화국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편향된 행위로 대립과 갈등을 부추키는 잘못된 일”이라 지적했다.
이어 “어느 종교에서 사회와 지역에 등불이 되는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분별하지 못한 모습은 우리가 집어줘야 하며 이를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공범 행위”라 덧붙였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자 스님들은 “공인으로서 편향된 행위는 안 될 일로서 더욱이 특정 종교인들로 포장된 단체를 악용해 종교 편향을 드러낸다면 좌시하지 못할 일”이라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회의에서는 얼마 전 정읍시청 회의실에서 거행된 기독교 조찬기도회와 이를 정읍시가 만드는 정읍소식21에 게재해 출향인 및 시민에게 배포한 점이 도마 위에 올려졌다.
한 스님은 “시장은 시민의 시장이지 특정 종교의 시장이 아니다. 개인이 신앙적 간증을 하는 것은 존중돼야 하나 공인 자격으로 특정 종교인들로 포장된 특정 단체의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종교인 자격으로 그 단체의 대표를 지내는 것과 목회 활동을 하는 것은 무방한 일이지만 공인이 말썽의 소지를 남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원공스님은 “시기가 대통령을 대상으로 종단을 초월해서 승려대회를 하는 마당에 시장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며 불자 한명 없이 단체를 창립한 것은 앞으로 지켜볼 일”이라며 “시대의 주인의식을 갖고 사회 문제를 가리도록 뜻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스님들은 이날 정읍시장의 행보에 대해 종교 편향성 여부를 가리고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는 단체구성을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해 결성할 의지를 모으고 사회부조리, 공적부조리를 항시 선도하고 법적으로 징계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자고 협의했다.
또한 임시 모임체가 구성되면 적절한 시기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근 정부의 종교 편향 행위와 연계한 조계종 총무원에 정읍시장의 일련의 행위도 보고할 것으로 논의, 향후 파장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관계자들은 “단체의 창립 당시 행정에서 행사를 관장하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으나 주최 측이 초청하고 추진한 사항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께서) 좋은 취지에 명의만 수락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모두 우회적으로 말했다.
한편 범 불교도대회에 앞선 26일 유인촌 문광부장관이 불교계 종교편향과 관련한 사과브리핑을 이뤘으나 31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8월 초하루 법회에 정부의 종교 차별을 강하게 질타하는 등 파문이 식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