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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전상서] 초록은 동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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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전상서] 초록은 동색
  • 정읍시사
  • 승인 2005.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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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전 상서>

'초록은 동색'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엄마소가 얼룩소면, 아기소(송아지)도 얼룩소라는 불변의 진리를 노래한 동요입니다.

얼룩소에게서 한우가 나오지 않고, 한우에게서도 얼룩소는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비슷한 얘기로 ‘초록은 동색’이 있습니다.

풀색과 녹색은 같은 계열로 비슷한 색이기 때문에, 정 급할 때는 대용(代用)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가재는 게편이라고 했습니다.

이름도 다르고, 자세히 살펴보면 생김새도 확연히 틀리지만 일이 생겨 투표(?)를 하게 된다면 같은 갑각류임을 인식하고 가재는 게의-게는 가재의 편을 들게 된다는 말입니다.

부모와 자식, 닮은 꼴, 동류(同類)가 어디 소와 송아지, 초록색, 가재와 게뿐이겠습니까.

60억의 인류는 혈연이 아니고 거주지도 다르며,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 각기 얼굴모양과 피부색, 성격을 달리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닮은 모습과 성격을 보여주는 인간관계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비슷함을 인식한 ‘끼리끼리’는 어울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끼리끼리’는, 모습과 성격 등에 있어 서로 닮지 않은 관계(인)는 상상할 수도 없는 우정이 싹트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는 어린대로, 학생 시절은 학생 시절대로, 사회인으로서 생활할 때도 역시 비슷한 류(類)로 엮이게 되어 있으며 특별한 사유가 발생되지 않는 한 이 관계는 무덤으로 향하는 순간까지 계속되기 마련입니다.

같은 류이다 보니 식성도 비슷해지고, 취미 또한 같아집니다. 성격 역시 거울을 보듯 닮아가게 되지요.

그래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사자성어도 생겨났을 것입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다 보니 마음으로 통해서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뜻과 의견이 일치된다는 말입니다.

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중요한 인간관계의 요소입니다. 보다 나은 삶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도 뜻을 같이 하는 조언자(助言者)의 존재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요 선배님. 세상을 살면서 항상 이런 같은 류, 내 편만을 만날 수는 없나 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틈이 벌어지고, 찢긴 인간관계를 얼마든지 목격하게 됩니다. 심하면 서로 ‘소 닭 보듯’ 하게 되고, 더욱 관계가 악화되면 막말에 저주(咀呪)의 주문까지 걸려고 하곤 하는 광경도 목격됩니다.

이는 서로의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명제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관계일수록 서로로 인해 발생되는 아픔의 정도는 큽니다.

가까운 예를 들면, 시민과 공무원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시민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만큼의 사회적 보장을 받고자 합니다. 그것은 정신과 육체적 등 삶과 관련한 모든 면에서의 통용을 의미합니다.

공무원의 경우 삶을 영위해 가는 방법으로서 공직을 선택했고, 또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만큼 역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논리의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시민과 공무원은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같은 인간임을 바탕에 놓고 볼 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둘은 협력관계를 통해 인간사회를 더욱 복지화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같은 업무를 직업으로 갖은 사람과, 도와줄 위치에 있는 공무원과의 관계는 더더욱 그러하구요.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정책에 대한 결과를 두고 관계 공무원과 농민회 간부들의 대화에서 ‘특혜다-앞으로 자식은 절대 공무원 시키지 마라’라는 막말까지 오고 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난 4일 정읍시 농민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농림부가 올해 실시한 송아지 생산기지 사업에 있어 정읍시에서 선정된 4명의 사업자들이 정읍시의 편의를 제공 받아 선정된 의혹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읍시 축산당국은 ‘고시(告示)와 홍보를 통해 충분히 축산농에 알렸고, 또 농가의 자체적인 신청을 받아 명단을 전북도에 올린 것 일 뿐 심사와 선정 자체를 농림부 주관으로 실시했기 때문에 특혜시비는 있을 수 없다’고 받아쳤습니다.

심심해서 부딪친 것은 아닐진대. 어째 부딪친 각도와 대응의 경도(硬度)가 본류를 벗어난 느낌입니다.

초록은 동색입니다. 농민회와 농업 관련 공무원의 관계는 색(色)으로 친다면 구분이 쉽지 않은 풀색이고 녹색입니다. 또 그래야만 하구요.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농민회와 축산 당국이 한판 크게 붙었다며?’하는 반응들 입니다.

서로 간, 붙어야 하는 상대인지 상생을 논해야 하는 관계인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할 때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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