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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정읍엔 어떤 산(山)이...⑤ 上 편, 노적봉-승경산-옥녀봉-칠보산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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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정읍엔 어떤 산(山)이...⑤ 上 편, 노적봉-승경산-옥녀봉-칠보산 <상편>
  • 정읍시사
  • 승인 200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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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 옥녀봉 '옥녀탄금' 음택명당, 소원 들어주는 작은몰고개 정자나무 유명
▲ 칠보산 옥녀봉 '옥녀탄금' 음택명당으로 유명하다.
지난 1960년대 중반 작은몰고개(상리(上里)고개)에 이주한 이래 현재까지 40년 째 거주하고 있는 이춘분(70)할머니는 둘째 아들 세환씨(37)를 작은몰고개 정자나무(귀목)에 치성을 드리고 얻었단다.

“슬하에 아들 하나밖에는 인연이 없다고 들었으나 기도 탓인지 둘째 아들도 얻고, 현재는 2남 2녀의 다복한 가정을 이뤘다”면서 이 할머니는 배시시 웃었다.

수령 12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작은몰고개 정자나무는 자생한 것으로 여겨지며, 나무 옆에는 통행인들이 한 개씩, 두 개씩 던져 만든 돌탑이 있었다고 하며 그 탑 위로 역시 통행인들이 동전을 던져가며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한 때 무속인들은 이곳을 찾아 돈과 쌀과 지방이 들어 있는 단지(항아리)를 정자나무 밑에 묻으며 치성을 드리는 행사도 잦았다고 전한다.

한편 이 할머니는 작은몰고개 정자나무는 남자를 상징하며 작은몰고개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싸리재에 있던 성황당(현 전북과학대학 자리)에 여자를 상징하는 귀목 정자나무가 한 그루 더 있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옛 정읍현의 주산(主山) 성황산은 몰고개(정읍 동 초등학교~전주 방면 고개)의 개설로 독립된 산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몰고개는 1920년대에 도로개설과 함께 뚫린 길이며 그 이전에는 상리와 하신경의 경계를 흐르는 작은몰고개가 정읍에서 태인과 금구와 전주 방면으로 나가는 통로 역할을 했었다.

「몰고개(사현 沙峴)란 이름은 지금의 신경동 일대가 모래벌판으로 사저촌(沙底村)이라 부른데서 찾아볼 수 있다. 1597년 선조 30년 정유왜란(丁酉倭亂)에 정읍의 의병이 이 고을로 침입하는 왜군을 무찌른 전적지이기도 하다.」-井邑市史 2003.

기록에 따르면 이 해 9월 15일과 16일 치열한 전투가 작은몰고개에서 벌어졌으며 이 전투에서 의병장 이환과 이허량이 전사했다고 전한다. 용호동에 이환의 묘가 있다.

작은몰고개 주변의 산세는 험하지 않고 높지 않으며, 세환씨의 집 뒤로 만들어진 소로를 따라 능선에 올라 그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가면 칠보산이 한달음이다.

작은몰고개와 몰고개 사이에는 지난 1984년 만들어진 장명배수지(위치지가 노적봉으로 불림)가 있어 시민들에게로의 수돗물 공급을 돕는다.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며 칠보산 쪽으로의 발길을 재촉하다 보면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전주~순창 간 국도의 긴 꼬리를 지나 작은 몇 개의 봉우리 정상에 다다르며, 이곳에는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상동 현대 아파트 뒤쪽 왕솔밭을 통하는 등산로 역시 이곳과 맥이 닿아 있다.

한때 정읍시내 초, 중학교 학생들의 고정적인 소풍장소이기도 했던 왕솔밭은 개발에 밀려 잘리고, 졸아드는 통에 이제는 동네 소공원 역할도 버겁게만 보인다.

산의 정상에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미륵사를 품안에 품고 있는 승경산(丞京山)을 지나 칠보산의 진짜 시작을 알리는 옥녀봉과 마주친다.

옥녀봉으로 오르는 길의 시작점은, 시내 쪽으로는 법인사와 절골(정골)로 통하고, 반대편으로는 지금의 장명동 5통인 구량마을로 연결되어 있다.

범죄 없는 마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구량마을에서 칠보산을 올려다보면 7개의 봉우리가 선명하다.

마을의 초입에는 수령 수백년으로 추정되는 정자나무가 백신치료를 앞두고 있다.

무농약으로 재배된 호박을 따던 주민 김 씨가 땔감마련을 위해 매일 칠보산을 올랐던 소시적(少時的)을 생각하며 칠보산의 족두리 바위와 새별바위의 위치를 설명했다.

시내 쪽에서 칠보산을 바라보고 가다 만나는 마을이 금북(검듸)이다. 금북(琴北)은 옥녀봉의 옥녀탄금(玉女彈琴)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에는 노인종합복지회관이 지난해 3월 완공 되었고, 90병상 규모의 노인 전문병원이 지난 3월에 착공되어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노인종합복지회관에서 칠보산을 바라보면 왼쪽으로 흘러내린 봉우리가 옥녀봉이다.

작은몰고개에서 칠보산을 바라보며 정상(頂上) 산행을 하다, 구량마을과 정골(절골)로 연결되는 임도(林道)의 바로 눈앞에 서 있기도 한 옥녀봉이다.

풍수설에 의하면 옥녀봉은 선녀가 거문고를 타는 옥녀탄금(玉女彈琴), 선녀가 비단을 짜는 옥녀직금(玉女織錦), 옥녀가 달을 바라보는 형국인 옥녀망월(玉女望月)의 3곳 음택(陰宅 죽은자의 집) 명당을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마주 바라보이는 송산동 종산(鍾山 둥둥매)마을의 지명은 ‘뒷산의 형국이 종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종산은 옥녀봉과 연관이 있으며 ‘선녀가 춤을 추면 종산의 종이 장단에 맞추어 울린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노적봉에서 옥녀봉에 이르는 산줄기에는 전통사찰 90호인 사단법인 태고종 소속의 법인사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196호로 지정된 석불좌상(石佛坐像)을 모시고 있는 미륵사, 그리고 선몽 끝에 약사여래불을 불사(佛事)했다는 대은사 등 3곳의 사찰이 있다.

법인사는 고구려 보덕화상의 제자인 수정(水淨)이 세운 유마사가 전신이라고 한다. 관내 모범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법인장학회’의 ‘법인’은 ‘법인사’에서 따온 장학회명으로 장학사업에 열심이다.

미륵사는 1930년대까지 땅에 묻혀 있던 석불좌상(고려시대 추정)을 발굴하고 그 터에 세운 암자이다.

사단법인 미타종 대은사는 김동조 주지가 작은몰고개 입구에 지난 90년 초 건립한 사찰로서 좌대 10척, 불상 15척에 이르는 약사여래불로 유명하다.



<다음호에 칠보산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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