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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통망 선점만이 농민의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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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통망 선점만이 농민의 살 길
  • 정읍시사
  • 승인 200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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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유통사업소 간담회 열려
▲ 유통사업소 간담회
지난 5일 오후 정읍시청 2층 회의실에서 열린 1시간가량의 간담회는 정읍농업의 진로에 커다란 발전적 전기를 마련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데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주인공은 정읍 관내 농업관련 기관장과 9개 농협장, 그리고 유성엽 시장이었다.

그간 정읍시가 농업정책의 한 줄기로 내세운 ‘농산물 유통사업단’의 설립 추진은 가시밭길을 걷는 아픔이 있었다.

지난 6월, 유통사업단의 설립타당성 검토용역에서 ‘타당하다’는 결론을 결과로 얻어낸 정읍시는 이를 농민단체와 농협 지도부와의 간담회를 통해 설득해 갔다.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도 실시해 농산물 유통사업단의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타당성 검토 용역결과, 정읍농업이 살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유통 경로와 판매소가 필요하며 이는 곧 마케팅 조직의 혁신적 변화가 바탕에 깔려야만 가능한 것으로 지적했다.

또 ‘일반적 추세인 대형 유통업체에 대응할 수 있는 산지(産地)의 조직화와 시장 교섭력을 증대시켜 관내 주요 농산물인 쌀, 한우, 고추, 사과, 채소 등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용역팀은 주장했다.

결국 농민과 농업관련 유관기관, 일반 시민, 정읍시 등 정읍시의 구성원 전체의 각별한 농업살리기 노력과 함께 이들 모두를 단합으로 아우르는 소임과 함께 정책 개발을 담당해야하는 ‘유통사업단’의 설립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용역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농민단체와 농협 등은 우려를 금치 못하면서 ‘신중론’을 폈다.

유통사업단의 주요 목표가 될 쌀 판매에 있어 현재의 유통망으로도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올해 현재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벼(나락)만 해도 65만 가마에 이르는 등 판매가 어려운 가운데 유통사업단의 설립은 실속 없는 투자의 중복이라는 것이 농협의 주장이었다.

차라리 RPC시설 현대화 등 기존 농협 시설에 투자를 강화해서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주류였다.

농민단체 역시 ‘유통사업단의 설립은 소수 대농(大農)을 위한 정책일 뿐, 대다수 영세 농민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으로 실제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차라리 영농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유통사업단이 관장하게 될 품목에 대해 현재 소규모 영농인들로서는 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농업생산물을 유통사업단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기초를 다지는 투자를 먼저 해 달라’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종국에 ‘유통에 대한 확고한 망(網) 구축은 농협도 농민단체도 절실하다’고 동의하고 있었다.

이런 사고의 바탕위에서 행정과 농협장들은 만났다.

유성엽 시장이 인사에서 ‘지금 현재는 어렵지만 정책을 개발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정읍 농업을 살릴 수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얘기를 나눠보자’고 말했다.
박근수 북면농협장이 ‘유통사업단의 필요성은 절감한다. 그러나 누적된 적자로 자기자본 유지도 어려운 이 때 유통사업단 설립에 따른 출자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기동 정우농협장은 ‘유통이라는 면에서 RPC와 유통사업단의 업무는 중복으로, 오히려 유통사업단의 경우 RPC에서 판매물량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구입과 유통에 따른 차익의 설정으로 시장에 높은 가격만을 형성시킬 뿐 판매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유남영 정읍농협장은 ‘산물벼로의 거래는 손해만 끼칠 뿐으로 쌀(도정곡) 판매를 해야 하는데 현재 정읍지역은 RPC시설의 낙후로 좋은 미질의 쌀을 생산할 수 없어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RPC의 시설현대화가 농업살리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종일 통합RPC사장도 ‘쌀 문제를 해결하면 유통사업단은 성공 할 수 있다’면서 ‘쌀 해결을 위해서는 역시 선진RPC 시설의 설치가 선결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이에 대해 ‘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어느 정도 좁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기채를 얻어서라도 RPC 현대화를 돕겠으니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유통사업단 설립에 지역농협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답했다.

농협장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게 한 발표였다. 의견은 좁혀지고 회의는 급물살을 탔다. 당장 농협 몫 유통사업단추진위원회의 대표가 선출되고 농협과 행정은 ‘정읍농업 살리기’에 의기를 투합했다.

이제 유통사업단의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남은 것은 착실한 준비와 경영이다.

물론 각론(各論)에서 농민과 농민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읍 농업을 살리기 위한 관계부서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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