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첫눈이라는 기쁨에 앞서 연이어진 교통사고가 곳곳에서 발생돼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혔는가 하면, 살을 에는 찬바람으로 빈곤층과 주부들은 김장 걱정에 이어진 올겨울 닥쳐온 강추에 벌써부터 암담함을 감출 수없다.
그러한 예고에 따른 기대감보다 현실의 당혹스러움에 일반 서민들의 고통은 그만큼 가중된다는 말과 혹 상충될 수는 있을까.
해마다 동절기 한파에 수돗물이 터지고 타 지역보다 강설량이 많은 정읍이기에 농가에서 애써 세운 비닐하우스들의 파괴가 해마다 번복되고 있음은 시민이면 익숙한 사실들이다.
짜 맞추듯 되돌아 볼 필요는 없었지만 피해 이틀 전인 지난 2일(금) 오전10시 정읍시의회는 제112회 본회의 2차 정례회를 연 자리에서 시민들의 기대를 듬뿍 담은 3명의 시의원의 ‘시정질문’이 마련됐다.
시의회가 벌이는 이 시정질문은 시민들의 불편함과 부당함을 직접 집행부측인 시장을 상대로 의회 측이 공개적 질문과 답변을 이루는 것으로서 의회의 꽃이라 불리울 만큼 의원들에게는 매우 비중도가 높다.
그런데 예전에 보기 드문 풍경이 이날 객석에서 벌어져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소성면에서 관람차 좌석을 메운 20여명의 주민이 진풍경의 주인공들.
현재도 시청광장에 눈 덮여 야적돼있는 쌀과 관련, 본회의장에 농민들의 함성 우려는 고사하고 이들 주민들은 김덕철 의원의 시정질문이 끝나자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궁금해 던진 질문에 “소성면에서 그냥 가보라해서..”.
단순했다.
텁텁하고 순진스런 답변을 한 주민을 비롯 아직도 필자는 이들이 방청한 목적과 의도에 몹시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번 회기에 예정된 시정질문 대상의원은 김덕철 의원과 김종훈 의원, 이홍로 의원 3명이었다.
이날 김덕철 의원은 본인이 지난 80회.87회.91회.96회 정례회시 질문한 사항에 대한 추진여부와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대책, 공가(빈집) 활용방안, 출산율 증가 지원대책으로 출산장려금 50만원과 보험가입 및 셋째이후 자녀에 월 30만원 보육료 지원 등 30여분이 넘게 질문 공세를 폈다.
또 이어 김종훈 의원은 단풍나무 가로수 가꾸기사업 추진실적과 사후방안, 방사선연구원 연구성과 지역연계 방안계획, 경로당의 농촌체험 관광장소 방안 등 에 대한 시정질문을 이뤘다.
그리고 이홍로 의원은 충혼탑 참배 어려움 해소방안, 산책로 개설과 야간조명시설 설치로 인한 산림훼손 및 개인묘지 보호대책,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자전거도로의 가로수와 전신주 등 장애물과 횡단보도턱 미조정에 따른 불편 개선책 등이 주요질문 골자들이다.
거론한대로 시정질문 본연의 목적과 취지를 두고 필자는 이번 본회의에 빈곤층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시기인 동절기 시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더욱이 폭설에 농심이 잃어가는 며칠 후의 처절함을 주지하고자 한다.
내용의 부실함이나 평가를 하려는 것은 아니며 그 어떤 의미와 색깔을 논하려함도 아니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정읍지역의 자연재해에 대해 의회가 이제라도 관심을 갖고 대안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바램의 일환일 것이다.
지난여름 수해로 충분히 각성했던, 그래서 의회 의결을 거쳐 신설된 정읍시 재난안전관리과가 빨리 재기능을 하도록 하는 일도 객석을 채우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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