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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김은주 “정읍사 여인의 남편상 조형물 세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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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김은주 “정읍사 여인의 남편상 조형물 세운다고?”
  • 변재윤 대표기자
  • 승인 2019.10.11 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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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의원
김은주 의원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계획입니다. 고전은 고전으로써 전승될 때 그 값어치를 갖는 것입니다”

최근 ‘망부상’을 상징하는 제30회 정읍사문화제가 끝난 시기와 맞물려 정읍사여인의 남편을 부활한다는 소식에 “지역민들이 갖고 있는 자존감을 스스로 짓밟으며 교과서에 실린 정읍사의 가치마저 심히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정읍시의회 제247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열린 1일(화) 김은주 의원은 <천년의 기다림을 끝내야만 하는가?>는 주제의 5분 자유발언에 나서 정읍시가 추진하는 남편상 조형물 설치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성토했다.

김은주 의원은 “정읍시가 정읍사 여인의 남편을 부활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 정읍사문화제에서 놀랍게도 남편을 등장시킨 것 외에 아예 정읍사의 후속물인 것처럼 남편을 살려오는 스토리텔링에 착수했다고 한다. 또 이 계획에는 지자체마다 조성 후 골머리를 앓는 조형물 남편상 건립이 포함돼 있다”고 추진 사실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정읍사>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로써 교과서와 각종 문학서를 통해 국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고 주지하고 “정읍사는 가요의 형식, 성격과 주제 등이 면밀하게 해석되고 분석되어 입시시험에 출제가 되기도 한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한글로 기록되어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가요인 정읍사는 행상을 나간 남편의 무사귀환을 달에게 비는 1,300여 년 전 한 여인의 간절한 기다림의 숭고한 마음을 담고 있다”는 그는 “우리 시민들은 정읍사가 정읍에서 탄생되어 회자되고 역사적인 가치를 발현하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 줄, 한 줄 의미를 되새기면서 그 속에 담긴 천년 기다림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는 것.

이러면서 김은주 의원은 “정읍시가 정촌가요특구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의 발원지로써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내장산 국립공원과 내장산 리조트를 연계한 관광 인프라의 구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고 있다”고 주지했다.

“그런 만큼 정읍사를 알리기 위해 관련된 퍼포먼스와 함께 고전소설 기법을 동원한 이야기의 변형은 어느 정도 용인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범위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은 김 의원은 “원래 모습의 변형이 왜곡의 수준에 이르고 본래 작품이 가진 뜻을 변형해 남편상을 세워 기다림을 끝내게 하는 것은 희화화이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읍의 고유문화 자산을 무조건 경제와 연결 짓는다거나 재미만을 쫓아 본래의 모습과 그것이 가지는 의미가 왜곡된다면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기다림의 의미는 깨지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분명한 우려를 표방했다.

“비극은 비극으로써, 희극은 희극으로써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정의한 김 의원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살려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하면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끝나는 것이며 디즈니 만화영화가 되는 것”이라고 에둘러 덧붙였다.

그런데 김은주 의원은 이 사업에 대해 한 개그맨의 진행을 문제 삼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런 과정을 지역 예술인을 배제하고 시민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정읍사람이라고 나선 개그맨을 통해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진행한다면 사업 과정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사업진행에 따른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김제시 시민공원 용 조형물과 대구 달서구 원시인 조형물은 시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설치해 철거하지도 못하고 시민들에게 시각적 스트레스를 주며 보수 및 관리를 위해 예산만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면서 공공조형물의 애물단지화를 경고했다.

김 의원은 또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2014년 주민의견 수렴, 심의기준 마련 등을 골자로 한 ‘지방자치단체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전국 243개 지자체에 권고했으나 정읍시는 작년 2019년 여러 조형물의 예산을 편성한 이후 지난 제246회 임시회의에서야 ‘정읍시 공공조형물의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됐다”고 주지했다.

따라서 김은주 의원은 “정읍사 남편상 조형물 예산이 비록 조례안이 통과되기 몇 달 전 편성되어 있다고 하더라고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문가 및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건립 여부가 결정돼야 할 것”이라면서 “지자체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형물 사업은 지양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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