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는 부모가 되고부터 ‘부모’가 된다. 부모는 생애를 통해 ‘부모’가 되는 길을 걷는다. 어떤 직종의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교사도 교사가 되고서 현장에서 배우고 익혀가며 진정한 교사로 성장해 간다. 부모도 마찬가지며 다른 직업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즉 인간은 전 생애를 통해 발달하고 성장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점 발전해간다.
부모가 되기는 쉬운 편이다. 그러나 좋은 부모가 되기는 어렵다. 우리는 대체로 좋은 부모에 대해 고민하거나 학습할 겨를 없이 부모가 된다.
요즈음 부모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해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점에서 쏟아져나오는 부모교육서와 자녀 양육과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멋쩍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부모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다.
육아 단계에서부터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심리 상태, 특히 정서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정서를 거울 보기로 고스란히 흡수하고 학습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와의 정서적, 사회적 교류를 통해 신체를 조절하고, 감정을 조율하며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학습하고 발달해 간다. 그러므로 부모와의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부모는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소통을 잘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생각을 펼치는 세상을 위해서는 부모의 언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좋은 대화를 위해 간단한 기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힘들지?’라고 먼저 말하기, ‘뭐가 힘드냐?, 너만 힘든 거 아냐? 이런 말 하지 않기,
‘아, 그렇구나.’ 하기, ‘그게 말이 돼?, 그건 그렇고 그래서?’ 이런 말 하지 않기,
‘괜찮아.’라고 말하기, ‘넌 문제야, 더 잘할 수 없니?’ 이런 말 하지 않기,
한 번 더 물어보고 또 들어주고 ‘조금은 이해해.’, ‘말해주어서 고마워.’ 등을(김현수 정신의학과 교수의 ‘공부상처’ 참조) 실천해 보자.
스스로가 좋은 부모, 지혜로운 부모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욕심을 담아 냉정하게 가르치려 하지 말고, 따스하고 믿음이 바탕이 되는 관계 정립과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 자신 스스로가 아이들 성장기에 ‘좋은 부모’가 되지 못했음을 성찰하면서, 좋은 부모에 대한 다수 고견 중에서 부모공부 10계명(심리학자 이민규교수 ‘표현해야 사랑이다.’)중에서 일곱 가지를 안내하고자 한다.
첫째,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다. 옳은 말만 하지 말고 좋아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자.
둘째, 사랑은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노력하는 기술이다. 생각하고 공부하고 표현하고 연습하자.
셋째, 식탁의 분위기가 가족관계를 결정한다. 밥상머리 교육을 자제하고 함께 밥 먹고 싶은 부모가 되자.
넷째, 지혜로운 사람은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자식 탓만 하지 말고, 문제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보자.
다섯째,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모르는 척하는 일이 많아야 한다.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말고, 때론 알아도 모르는 척 넘어가자.
여섯째, 관계 회복에 사과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다. 원인 제공 따지지 말고 잘못한 게 있으면 얼른 사과하자.
일곱째, 부모가 잘 지내는 것이 자녀에겐 최고의 선물이다. 자녀를 사랑한다면 부부간에 잘 지내자.
모범적인 부모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오답은 있다. 좋은 언어습관으로 따스한 관계 유지와 적절한 소통 방법을 익히고 바르게 실천하여,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고 더불어 행복한 가정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