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봄을 찾기 위해 정읍에서 고군분투하셨던 씨앗장수 독립지사 ‘최태환’ 선생을 조명하자는 주장이 일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읍시의회 제289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가 열린 14일 내장상동이 지역구인 김석환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집행부를 향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스무 살 무렵 최태환 선생은 정읍 3.1운동을 주도하신 이익겸 선생을 비롯한 여섯 분과 함께 정읍장터에서 서로 죽음으로 우리 동포를 구해야 한다는 비밀 결의를 하고 일제에 저항하며 민족의 편에 서서 힘을 모아 권익 보호에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장례식을 치르는 날 일장기에 검은 리본을 매달아 조의를 표하라는 조선총독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하얀 백로지를 구입해 나눠주며 일장기를 찢고 가가호호 백기를 내걸게 했다”고 부연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의 모습은 당시 <시대일보>의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후 백기게양 의거로 선생은 구금돼 일제로부터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 선생이 구금된 지 달포가 지났을 땐 정읍 군민이 경찰서를 에워싸며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또한 “광복 후 선생은 봄마다 씨앗 장사를 하며 자식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유족들도 선생의 헌신을 이어 해마다 정읍여고에 장학금을 수여하고 선생의 호 영산을 딴 ‘영산의 집’을 지어 울림야학에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김석환 의원은 “민족을 위한 대를 넘은 헌신에도 우리는 선생을 조명하지 못했다”면서 “독립유공자 포상 재신청도 정읍이 아닌 인천의 연구소를 통해 진행됐다. 선생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영산실록」을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없다”며 지역 후손들의 무심함을 지적했다.
“이제는 우리가 선생에 드리운 겨울을 걷어내고 봄을 맞이해 드릴 때”라고 강조한 김 의원은 “유족과 협의해 선생을 기리는 상징물을 설치하고 생애를 조명하는 프로그램과 사업을 추진하며 「영산실록」을 시민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포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석환 의원은 말미에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선생의 헌신을 널리 알리고 후손들은 선열이 남겨주신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며 존중과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의무가 있다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