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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에서 만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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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에서 만난 학생들
  • 정읍시사
  • 승인 2005.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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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당공부 합니다”
▲ 남고서원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던 7월 초. 마침 남고서원에서 서당체험 공부에 여념이 없는 학생(대표 안재성)들을 만났다.

이들은 원광대학교 서예학과 고전강독회 학생들로서 매년 이 곳을 찾아 일재 이항선생의 숨결을 느끼며 고전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7년 째 이 곳을 찾는 학생들은 주로 서예학과 학생들이지만 타 과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동행한다고 한다.

서예학과 김재룡교수(50)의 지도 아래 2주간 실시되는 ‘서당식 학습’은 4서 3경 중 한 개를 골라 강독하며, 더운 낮 시간에는 서예연습을 하고 밤 시간에는 자리에 누워 공통 한시(漢詩)를 낭송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미 지난 90년대 초부터 실시되기 시작한 고전강독 합숙교육은 논산과 장성(고산서원), 정읍 영원면(태산사 서당)을 돌며 실시해 왔으나 지난 99년부터는 김교수와 동문인 정읍지역의 서예가 지암 유승훈 선생의 소개로 이곳을 찾은 이래, 현재까지 남고서원이 아예 지정 서당이 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제가 배운 대로 전수합니다. 제자들이 나중에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뜻에서 기꺼이 합숙의 불편을 감수합니다.”

김 교수는 상투를 틀었다. 옛 방식대로 청학동의 고장 전남 구례군 문척 토금리에서 겸산 안경탁 선생의 문하로 수업했다.

충북 청양이 고향인 김 교수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옛 방식대로 살고자 하는 뜻에서 상투를 틀고 서당에 들었으나 8년 뒤, 동문수학하던 청학동 친구와 함께 가출을 감행(?)했고 그 후 검정고시를 거쳐 1989년 원광대학교 서예학과에 1기로 입학, 33세에 학부를 졸업하고 선생의 길로 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당은 서당만의 음률이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이 음률을 배울 기회가 흔치 않죠. 그래서 매년 서당을 열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무언가를 깨우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김 교수의 너털웃음에 “예쁘게 써 주세요”라며 안재성 학생이 단체사진을 기자의 손에 쥐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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