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시 신정동 전지마을 백학농원 입구에 있는 수령 300여년 된 느티나무 세 그루가 최근 누렇게 고사(枯死)된 것을 발견, 주민들의 원성이 쇄도했다.
마을 주민과 동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느티나무들이 지난 20일경부터 누렇게 변해 고사되자 마을 주민들이 이를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특히 주민들은 마을에서 300여m 떨어진 지점의 고사된 나무 밑동부분에 전기톱으로 자른 흔적이 있고 주변에 농약병이 발견된 점으로 보아 맹독성 농약을 인위적으로 주입해 불법 고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고사된 나무는 흉고직경 1m이상에 약 15m가 넘는 키의 두 그루와 90㎝정도의 한 그루 등 세 그루로 나이테를 보아 수령이 적어도 250~300년으로 보인다.
조경 전문가에 따르면 "일부러 고사시키기 위해 맹독성 농약을 주입했다면 고사 발견당시 추산으로 1주일~10일 전인 지난 5일~10일 사이에 고사행위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러자 확인에 나선 정읍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26일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나무가 있는 이곳이 산과 떨어진 임야(낙림)로 판단되고 불법 고사쪽으로 판단된다"면서 "이곳이 사유지라도 고사 시킨 자는 처벌이 불가피하며 산림이든 농지이든 이러한 행위(나무를 자르거나 굴취행위 등)를 하려면 사전 시의 인허를 득한 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재 당시 마을주민 이 모씨는 “멀쩡하던 나무가 검노란색을 띠며 죽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마을 사람들이 한 여름에 평상을 펴놓고 있는 휴식처였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나무들은 약 450여 년 전 '탐진 안(安)'씨들이 이 마을에 터를 잡은 뒤 산 아래에 위치한 밭에 나무를 심으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풍수에 따라 나무를 심은 것으로 구전되고 있다.
한편 정읍관내 나무와 관련 크고 작은 일들이 빈번히 발생되면서 지난 17일의 경우 강 광 정읍시장은 신태인 내석동 뒷산의 소나무 고사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린바 있으며 이곳의 소나무들은 지난해 산불로 인해 15본이 고사 또는 반고사된 것으로 파악, 제거작업에 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