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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정우면 일가족 피습 강력범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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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정우면 일가족 피습 강력범죄 발생
  • 정읍시사
  • 승인 2007.10.0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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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피습, 원금의 600배(?) 상환요구가 화근

추석을 앞둔 지난달 21일(금) 오후 8시40분경 정읍시 정우면에서 발생한 일가족 4명 피습 사건은 빌려준 돈 수천만원을 몇년째 받지 못한 한 40대 남성이 저지른 참극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정읍경찰은 피해자 집에서 발견된 ‘내용통지안’과 컴퓨터의 결정적 단서로 사건 발생 2일만인 23일 일가족 4명을 흉기로 찔러 이 중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씨(48세. 무직)를 붙잡았다.

이 내용통지에서 숨진 권씨가 용의자 김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3,600만원의 채무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빚독촉을 받으며, 협박에 시달리자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 내용통지안을 근거로 채무관계에 의한 범행이라는 단서를 포착, 내용통지의 주인공을 찾는데 성공해 용의자의 조기 검거에 한몫하게 된 것.

검거된 김씨는 살인혐의를 비롯 집 앞에서 권씨의 큰 아들(18)과 마당에서 마주치자 "너 이 집에 사냐"고 묻고 권 군의 목을 감싸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권군이 이를 뿌리치고 정우면사무소 방향으로 달아나자 300여m를 뒤쫓아오다 치안센터로 들어간 권군을 포기하고 권 씨 집 인근에 숨겨 뒀던 자신의 125㏄ 오토바이를 몰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김씨는 2001년 정읍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권씨를 알게 돼 권씨에게 모두 3천 600여만원을 빌려 줬으나 권 씨가 이를 갚지 않자 자주 권씨를 찾아가 돈을 갚으라고 협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날 집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회칼, 약 39Cm)를 들고 오토바이를 타고 권씨 집 주변에 숨겨놓은 후 걸어서 현장에 찾아갔으며 범행 뒤 자신의 집 인근 농로에서 범행 당시 입은 점퍼와 청바지, 운동화 등을 소각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숨진 권씨의 집을 정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책 속에 ‘자꾸 돈을 갚으라고 협박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으로 권씨가 김씨에게 보내려고 써 둔 편지 3장을 발견, 김씨를 붙잡아 범행을 추궁한 끝에 덜미를 잡았다.

하지만 이날 유족들은 용의자 검거 때 빚 독촉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것에 단독범행이 아닐 것이란 주장을 펴 사건의 심각성을 더했다.

유족들은 이에 대한 자료로 용의자 김씨로부터 받은 편지와 이에 대해 이의를 주장하는 권씨의 자필문서 등 10여장을 근거로 제시, 용의자 김씨가 끈질긴 빚 독촉에 이어 돈을 돌려받기 위한 수단으로 권씨 가족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이들의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호적등본과 주민등록등본을 권씨에게 요구한 점을 들고 있다.

이는 권씨에게 긴 세월간 상환받을 것을 포기하고 상환 대상으로 보증인 신분도 아닌 가족과 친지들을 얽어매려는 흔적이며 일가족을 범행 대상으로 본 결정적인 대목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입수한 문건에는 김씨가 권씨에게 갚으라고 한 돈의 액수가 원금 3600만원의 무려 600배에 육박하는 2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이 문제가 양측이 불신의 늪으로 빠진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권씨 동생은 이에 대해 “허황된 이자계산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상환 대상을 가족과 친지, 그리고 사업체를 가진 친구까지 동원하려했던 것은 치밀한 계획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고, 절대 혼자만의 범행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이 단독범행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그 배후 인물과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수 있어 이 방면의 수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용의자 김씨에 대해 곧바로 영장을 신청하고 연휴가 끝나는 28일경 현장검증도 마쳤다.

본 사건을 신속하게 마무리한 정읍경찰서 강력팀과 신태인 지구대를 대상으로 유근섭 전북청장은 24일 직접 방문해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금을 전달했다.

유 청장은 이날 “날로 지능화되고 강력화 되어가는 범죄에 대응하는 길은 과학수사, 지구대 현장 직원, 수사형사 등 제각각의 몫이 어우러져 맡은바 자리에서 함께 협력해야만 검거가 가능한 현실임을 감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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