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어음 및 수표 부도 후 잠적..납품 상인 줄 도산 위기
정읍슈퍼협 오경래 대표 “피해상인 결재부담 줄여 사기진작 도울 터”
개업 초부터 부도 우려를 나타냈던 연지동 한 마트가 지난달 부도를 내고 잠적, 물품을 납품한 정읍 대리점 주들이 수억대에 달하는 피해를 입어 지역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할인마트 개.폐업 전문사기범일 것이라는 많은 의혹과 우려 속에 개업한 이곳은 초기 대리점 주들에게 현금결재로 신용을 얼마간 쌓은 뒤 점차 어음 등으로 결재금을 남기는 수법을 써온 것으로 알려져 범행의 치밀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 마트는 개업을 알리는 홍보에서부터 시중가보다 물건 대부분을 싸게 팔고 매일 경품이벤트로 시민들을 현혹시켜 불러 모아 주변 마트와 슈펴연합회측의 부도 예견설이 끊이질 않았다.
경찰과 피해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읍역전 인근에 ‘원 엔드 원 마트’를 (주)아리안유통(대표이사 김명구)이 개업한 후 2개월만인 올 1월초에 기 납품받은 상품을 포함 4억여원에 타인에게 넘긴 후 부도를 내고 중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 마트에 식품과 생활용품, 청과물, 육류, 전기공사, 인쇄물 등을 납품했다 돈을 떼인 상인들은 피해금이 6억원 이상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육코너 운영인의 경우 임대보증금과 판매대금 등 1억6천여만원 상당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피해자들은 많은 납품 품목별 최고 4천만원 어치를 납품했던 상인까지 모두 20여명으로 집계되면서 추산 피해액이 총 1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현 인수자 측으로부터 피해물품에 대한 손실보전 또한 막연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억울한 사정에 놓인 김정호씨(제일상사 대표)는 지난 1월 아리안유통 대표 김 씨를 상대로 고소를 했고 피해 상인들이 연대해 어음사기 피고소인 최모씨를 추적하고 있다.
김정호씨는 자신이 납품한 공산품 외상물품대금 4500만원 중 미수금 2500만원을 개업시기인 지난해 11월 약속어음으로 받은 후 어음 지급일인 올 1월2일 국민은행 경기도 광명 철산지점에 제시했으나 위.변조된 어음으로 확인했다.
은행 측은 아리안유통 김 씨가 최 씨에게 발행했다는 백지 어음2매와 당좌수표 1매가 1월2일자 은행추심으로 돌아왔고 이를 아리안유통측이 최 씨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경위를 밝혔다는 것.
경위를 들은 김정호씨를 비롯한 피해상인들은 아리안유통측이 일련의 행위들은 서로 짜고 고의로 부도를 내기위한 것이어서 곧바로 아리안유통 김 씨에게 상환을 요구했으나 이후 김 씨가 잠적해 버렸다는 것이다.
사건이 터지자 정읍시민들과 상인들은 “가득이나 어려운 경기 속에 파렴치한 범행을 저질러 영세 상인을 도산으로 몰고 가는 사기꾼들은 수사당국에서 집요하게 추적해 잡아내야 한다”고 말하고 “정읍에서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부도과정과 인수인계 과정에 이르기까지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계좌추적 및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제가 야기된 역전 앞 연지동 ‘원 엔드 원 마트’는 지난 1월10일자 정읍시에 폐업 처리했으며, 같은 달 25일경 인수인계 받은 (주)코러스마트가 개업해 정읍 대리점주 물건납품 거부를 들어 논산 본점에서 대부분을 공급 받아 영업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전북정읍수퍼마켓사업협동조합 오경래 대표는 “열악한 재무구조를 지닌 영세 대리점 주들이 매출 압박에 불안에 떨면서 납품한 결과가 빚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물품이라도 발 빠르게 회수했더라면 피해를 줄였을 텐데 너무 지능적인 전문사기단들의 수법에 회원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피해 대리점에 대해선 공동구매하는 방법과 오는 3월정례회의시 당분간이라도 결재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회원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해 피해 업주들의 사기진작을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