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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행락질서 확립, 꼬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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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행락질서 확립, 꼬여만 간다
  • 정읍시사
  • 승인 200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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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번영회, 노점상 단속요구 ☞ ☜ 노점상, 똑같이 단속하라
▲ 직접적인 영업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천막노점
[진단 : 내장산 손님맞이 문제없나]


내장산이 본격적으로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요즘 공원 내 한쪽에서 흡사 전쟁을 방불케 하는 분쟁이 일고 있다.

가을 성수기를 노리고 공원 내 노점상들이 자리를 틀면서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노점상들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상가번영회 측과 “우리만 불법은 아니다 또 왜 처음부터 막지 않고 다 투자해 놓은 시점에서 이러느냐”라는 노점상측의 대립이 첨예한 각을 세우고 있다.


▲ 내장산 상가번영회 허가증 반납하겠다며 시장과 면담
유성엽시장 - “다소간 무리가 있더라도 강력히 단속하라”


내장산 상가번영회가 내장산국립공원 내 불법노점상들 때문에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마다 거듭된 이들의 노점행위에 대해 관계기관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지 못하며 흐지부지하고 말았던 것에 대해 “이대로라면 허가증을 반납하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 24일 오전 9시 30분 상가번영회 최일진회장을 필두로 25명의 상가번영회 회원들이 현실적 대책을 요구하며 시청을 항의방문 해 유성엽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은 자신들의 영업허가증을 시장 앞에 내놓고 “해마다 불법노점상들 때문에 일년 동안 한철을 보고 하는 장사마저도 힘들어 이럴 바에는 우리도 허가증을 반납해 차라리 세금이라도 아낄 생각이며 점포 앞에 좌판을 깔고 영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어떤 상인은 “시에서 그들의 불법노점행위를 눈감아주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고 이와 함께 관계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재의 노점단속에 대해 상황을 물고기에 비유하며 “잉어는 하나도 손을 대지 못하고 피라미들만 몰아서 치웠다가 또 잉어가 자리를 잡으면 다시 몰려드는 형국이다”며 “어느 구간을 정해 놓고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단속해야지 지금과 같이 전시행정을 목적으로 한번 쭉 보고 가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성엽시장은 “시의 입장에서도 없어야 할일이지 절대 권장할 일이 아니며 상가번영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고 건전한 행락질서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시에서 눈감아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 도로교통과장에게 다소간의 마찰이 있더라도 강력히 단속할 것을 6~7회에 걸쳐 지시하기도 했으며 도로교통과에서만 나서지 말고 건축과나 환경관리과, 건강관리과 등도 함께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하는 등 불법노점행위 근절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 상가번영회 내장산공원관리사무소 방문 관리사무소장과 면담
김정기소장 - “건전한 상행위에 어긋나는 상가가 있다면 똑같이 처벌해 달라”


유성엽시장을 믿어보겠다며 업장으로 돌아간 번영회회원들은 공원관리사무소(소장 김정기)에 모여 관리사무소 측에도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정기소장은 “지난 13일 있었던 합동단속에서도 시나 관리사무소 등 단속기관만 열을 올릴 뿐이지 그 시간에도 협조를 해주지 않는 상가번영회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며 “관계기관의 단속 시 상가번영회에서도 동참해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상가번영회 이연우총무는 앞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좌판을 깔고 나물이나 팥, 콩 등 농산물을 파는 소규모의 노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세금을 내며 장사하는 우리로서는 음식을 조리해 파는 노점상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한편으로 노점상도 문제지만 상가들의 호객행위와 인도를 점령한 불법주정차행위도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자리에서도 이연우총무는 관리사무소장을 향해 “이번만큼은 단속에 있어 그 대상에 상가들을 포함해서라도 강력한 의지를 보여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후 유성엽시장의 지시를 받은 도로교통과장과 관계공무원들, 공원관리사무소장, 상가번영회장 등은 미리 약속했던 관리사무소에서 회의를 갖고 목요일인 27일부터 본격적인 합동단속에 들어가기로 했다.


▲ 침묵했던 노점상 입을 열어
“우리들의 불법은 한철이고 상가들의 불법은 연중이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며 다만 먹고 살자니 이러는 것뿐이다”고 입장을 밝힌 정읍시노점상연합회장 임모 씨가 이 같은 상황을 감지하고 정읍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임씨는 다수의 정읍시민들이 노점상이라도 해서 못 먹고 굶주린 배를 채워보고자 하는데 그것조차 전전긍긍해야 하는지 너무나 억울하고 분해서 글을 띄운다며 오히려 상가번영회 측의 불법영업행위를 꼬집었다.

자신의 실명과 전화번호까지 공개했던 임씨는 이를 증명할 충분한 근거가 있으니 궁금하면 연락을 주라는 것이다.

이에 지난 26일 저녁 전화통화로 약속을 잡아 임씨를 만나봤다.

“분명 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임씨는 “대부분이 정읍에 거주하는 극빈층의 서민들이고 변변한 돈벌이가 없는 이들로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가을 한철이라도 이곳에 와 장사를 하려하는 것이다”며 이들에 대한 너그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포장마차노점도 밑천 없이는 못하는 장사라며 “노점을 단속할 거면 당초 노점이 들어서기 시작할 때부터 이를 강력히 막았어야지 이미 많게는 수백만원씩 투자해 시작한 사람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이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노점상들의 불법은 일시적 한철일지 모르나 상가들의 불법영업행위는 연중으로 계속되는 데 왜 단속대상에서 항상 제외되는지 알 수 없고 그들이 그런 것처럼 우리도 그들의 불법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기자에게 시와 관리사무소에 상가번영회가 요구하며 노점상단속을 협의했던 시간 이후 최근 이틀 동안 찍은 것이라며 동영상을 보여줬다.

동영상의 내용으로 보아 임씨가 주장하는 상가들의 불법행위는 상가번영회의 일부 사람들이 자신들 소유의 땅도 아닌 일반 인도를 다만 자기상가 앞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돈을 받고 노점을 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또한 공원관리법상 구역이 철저하게 관리되는 곳임에도 상가대부분이 무허가로 시설물을 짓거나 무허가 조립식 건물로 시설을 증축해 놓고 있으며 어느 상가나 마찬가지로 흰색 장갑을 끼고 상가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으며 식당이 아닌 주점이라면 활동반경이 상가 앞을 넘어 공원전체에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도를 점령한 불법주정차도 그렇고 앞선 내용 중 무허가건축물을 제외한 모든 사안들을 “그들 스스로가 하지 않겠다”라고 말해 놓고 뒤돌아서면 이 같은 불법을 자행한다는 것이다.

동영상을 확인해 본바 임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임씨는 인터뷰 말미 관계당국을 향해 제발 현실적이고 공평하며 행정을 처리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 정읍시 내달 13일까지 행락질서종합대책 이번 일로 확대추진
“각과에서 과장급 간부 1명이 돌아가며 상주하겠다”


당초 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아 정읍시가 손님맞이 대책을 마련, 손님맞이 준비에 만전을 기울인다는 취지로 지난 15일부터 내달 13일까지 행락질서추진 7개 반을 구성하는 한편 내장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내에 행정봉사실(☏530-7824)을 설치 운영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아예 시와 공원관리사무소, 상가번영회가 합동단속반을 운영 단풍철 내내 노점상 단속을 펼치기로 협의해 방침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노점상 단속의 총괄책임은 공원관리사무소장이 맡기로 했으며 부족한 인력은 정읍시 공무원들이 충원하고 시 과장급 간부 1명이 돌아가며 공원 내에 상주키로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평일에는 20명, 토.일요일에는 26명의 공무원이 국립공원 곳곳에 배치돼 불법 노점상단속을 실시키로 했으나 인원이 한층 보강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단속활동도 중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상가들도 철저한 지도감독이 있어야할 것이고 건전한 상행위를 통한 내장산 이미지 살리기에 앞장서야 하며 노점상들에 대해서는 초기대응부터 철저를 기해 불필요한 재산손실이나 행정인력의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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