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전주지방검찰청 정읍지청 이진우 지청장은 '판'이란 주제로 열린 기획공연에서 다섯 번째 순서인 창극 '흥보가(화초장 대목)'에서 주인공 '놀보'로 출연했다.
10여명의 출연진과 함께 무대에 나선 이 지청장은 진분홍색 도포에 갓을 쓰고 나와 놀보역을 맡아 심술궂은 모습과 함께 서슬 퍼런 인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지청장은 특히 상대역인 '흥보'와 연기력을 펼 칠 때 호통과 위트를 적절히 섞고 해학적 극의 내용을 충분히 소화해 내며 '애드리브'까지 보여 관중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그가 이번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습을 한 시간은 4개월 정도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공연에서 창극 주인공은 물론 첫 순서인 창작판소리 '신 정읍사'곡에 작사를 붙여 탁월한 재능을 선보였다.
'신 정읍사'는 정읍의 멋과 향을 우리가락에 얹어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정읍을 알리고자 소리로 엮은 곡이다.
이진우 지청장은 “순수한 마음으로 취미로 하던 것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무대에 설 줄은 몰랐다”며 “가사문화 등 정읍은 상당한 문화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어서 평소 푸근함을 느끼고 이런 문화적 감동을 함께 나눠보고 싶어서 이번 무대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청장은 "이번 공연이 한편으로는 어설프고 무모한 시험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소리를 하는 그 자체가 좋고 서정적 심금을 울려주는 감성에 한없이 마음이 끌려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덕에 아버지 이동섭씨와 어머니 이숙자씨를 비롯 아내 등 많은 팬(?)들이 대기실로 몰려들어 주인공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한 객석에는 정읍을 비롯 인근 부안과 고창 지역의 인사들과 주민들이 지청장의 창극 데뷔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 2층까지 가득 메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