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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茫然自失)… 이런 일이 왜 정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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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茫然自失)… 이런 일이 왜 정읍에서”
  • 변재윤 대표기자
  • 승인 2021.03.13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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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들여 재건한 정읍의 상징 내장사(內藏寺) ‘대웅전’ 화재로 잿더미
방화 50대 승려 현행범 구속영장 청구 “용서받지 못할 일” 비난 쇄도
▲ 전 내장사 대웅전 사진

너무 황당해서 정신이 나간 듯 멍하다.

지난 5일 저녁 정읍을 비롯한 전 국민들은 화염에 휩싸여 사그라져 가는 내장사 대웅전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서 접하게 됐다. 모두가 말을 잃었다.

내장사(內藏寺) 대웅전의 이 모습은 9년 전인 2012년 우리의 가슴을 후벼팠던 아픔이었다.

2015년 복원부터 점안식 등 대웅전이 종교시설로 회복되기까지 5년여 시간이 걸렸다.

당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민선6기 정읍시장은 25억(자비 포함)의 사업비를 들였고 건축면적은 약 166㎡, 배면석축 50m, 가도설치 300m, 정면 5칸, 측면 3칸 50평 규모의 팔작지붕 다포집 형태로 복원했다.

이후 모두가 정성을 들여 천년고찰로서 명성을 이어갈 다양한 사업들로 내장사의 위상을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무엇이 문제였나. 무엇이 부족했을까.

정읍에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하나.

잿더미로 변한 내장사 대웅전은 각종 언론의 질책 속에 새까만 묵언으로 답하고 있다.

현재 정읍경찰은 당시 불을 지른 혐의로 3개월 전 들어온 50대 승려를 붙잡아 구속영장(현주건조물방화등의 혐의)을 신청했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서운함에서든 악감정에서든 인화성 물질을 뿌려 불을 지른 행위는 용서받을 행위가 아니라고 시민들의 질타가 쇄도하고 있다.

조계종 종단에서 입장을 내고 징계방침을 표명했다고는 하지만 향후 이번 국과수의 화재감식 결과가 외부요인이 아닌 승려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면 더더욱 할 말이 없다.

시민들은 “보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말문이 막혔고 가슴이 아프다. 내장사는 우리가 어려서부터 놀던 어머니 품과 같은 장소인데 또다시 불이 나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밀려왔다”고 입을 모았다.

목조건축물인 대웅전 화재는 5일 오후 6시 37분경 발생하자 소방당국이 곧바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출동했지만 1시간 반가량 지난 뒤인 오후 7시 53분에 잡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편 내장사는 호남의 금강이라 일컫는 전국 최고의 단풍명소 국립공원 내장산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통사찰 제3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600-640) 37년인 서기 636년 영은 스님이 50여동 규모로 백제인의 신앙적 원찰로서 ‘영은사’란 이름으로 창건했다. 중종 34년(1539) 폐찰령에 따라 불태워졌으며 이후 수차례 중수되지만 한국전쟁 때인 1951년 1월 25일 또다시 전소되는 비운을 겪었다.

이후 1958년에 보천교 건물을 대웅전으로 이건하고 추가로 복원사업이 이뤄져 가람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만 지난 2012년 10월 31일 또다시 대웅전이 소실된 바 있다. 이게 세 번째 화재였다.

당시인 서기 1957년 야은선사가 주지로 부임해 금파선사와 고벽화상 등의 합심전력으로 보천교 본당 십일전 정문누각인 보화문을 이건, 마루판을 제외하고 배흘림돌기둥 위에 지붕을 얹힌 이채로운 건물로 대웅전을 삼았다.

현판글씨도 조선 14대왕 선조의 8남 기천 의창군의 필적이었던 역사적 의미가 큰 대웅전이었다. 모두 화마로 사라졌다.

그래도 내장산은 임진왜란 당시 유일본이 된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이안해 1년여 동안 온전하게 지켜냄으로써 역사 단절을 막아낸 호국성지로 평가받고 있다.

전 국토가 전쟁에 휘말린 급박한 정세 속에서도 실록을 옮기고 지켜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읍 출신의 선비 안의, 손홍록을 비롯 당시 내장사 주지스님이었던 희묵대사의 숭고한 뜻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한편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유진섭 정읍시장은 당일 밤 화재 사고수습을 위해 개인 일정을 변경하고 화재 현장을 긴급 방문했다.

유 시장은 이날 화재 사고 현장에서 시 소방안전본부로부터 사고 현황을 보고받고 관계자들에게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의용소방대와 산불 진화대 등을 현장에 급파하고 사고수습을 위한 행정적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했다.

또 현장에서 방화사건과 관련 소방청을 비롯한 민·관 등의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 연계에 대해 논의했다.

유진섭 시장은 “관련 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대책 마련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할 방침”이라며 “관계 기관은 화재 사고에 대한 중점 조사와 후속 조치에 대한 사항을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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