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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필요한 학교, 사람이 필요한 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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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필요한 학교, 사람이 필요한 정읍
  • 변재윤 대표기자
  • 승인 2023.06.2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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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 돌아보기- 2 / 김수봉 전 정읍교육장

요즈음 면 지역의 마을에서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웃는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인구가 줄고 덩달아 아이를 만나는 일은 더 귀한 일이 되어 버린 농촌에서는 이미 문을 닫은 학교가 많고 또 위기의 학교가 있으며, 남아 있는 학교도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 정읍에도 학생이 필요한 학교가 점점 늘고 있다.

불과 수십 년 전과 너무나도 달라진 사회현상이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배움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이 많았다.

경제적인 요인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고향을 떠나 수도권 산업체로 취업하는 이른바 학교가 필요한 학생이 많았던 안타까운 시대였다.

이제는 마을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학교는 결국 문을 닫게 된다. 학생 없으면 학교가 없고, 학교가 없으면 학생이 없다. 학생이 없으면 당연히 학교도 없어지겠지만, 학교가 없으면 찾아올 학생도 없게 되므로 교육여건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머물러 살려고 하지 않는다.

즉 학교는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닌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가늠하는 지표이며,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공간이므로 결국은 폐교 유무로 마을 공동체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

면 지역 작은 학교는 개인별 맞춤형 학습과 입체적으로 감성 교육이 가능한 자연 친화적인 특성화 교육 등의 강점이 크며,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또한 용이하다.

반면에 선의의 경쟁 부족으로 인한 학습동기가 약할 수 있으며, 협동과 사회성 교육의 한계가 있을수 있다.

작은 학교 통폐합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거점학교 중심의 보다 쾌적한 교육시설 구축으로 사회성과 공동체 역량배양 등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자는 의견들도 있으나, 지속가능한 우리 고장 농촌의 미래를 생각하면 단순한 경제 논리로 풀어서는 안 된다.

농촌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는 도시의 그것과 다르다. 도시의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데 주목적이 있다면 농촌의 학교는 학습과 체험이 어우러지는 공동체 중심기구로서 의미가 있다. 학교는 주민들의 놀이터가 된다.

교실에서 인격이 형성되고 운동장에서 문화가 피어난다. 지역정서의 중심, 문화의 구심점이 학교이다.

도시의 학교는 동문들의 애교심이라는 하나의 기반 위에 있다면 농촌의 학교는 주민들의 애착심이라는 또 하나의 기반이 있다.

생각해보라 폐교로 인해 학교교문이 쇠사슬로 잠가지고 운동장이 휑하니 잡초만 무성해지면 동문들은 비감한 기분이 들고 주민들은 정서적인 공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행히 우리 정읍의 작은 초중고등학교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직원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 등 교육공동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특성화해서 학생수가 감소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학교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교육을 펼쳐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타지역에서 인구의 유입은 거의 없고 시내권 학생들이 면지역으로 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통학에 따른 이동시간과 그로 인한 피로감은 앞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도농 복합도시의 특성상 소인수 학교가 많은 우리 정읍이,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계속 머물게 되고 또 외지에서 찾게 되는 교육으로 성장하는 도시가 되려면 교육공동체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머물러 살 곳과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 그리고 출생인구의 감소 문제 등 여러 면에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전문가, 시민단체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론화와 숙의의 과정을 거쳐 전국에서 으뜸가는 명품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경제적 제도적 뒷받침으로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어 실행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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