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시장, 시민과 관광객 공중화장실 쾌적한 이용 6월 지시 당부에도 ‘모르쇠’
10월 25일 정읍시 자체 감사기간, 시설물 관리감사는 등잔밑 “후훗~ 감사 따로, 우리 따로”
<시민중심 으뜸정읍>
이 슬로건은 민선8기 정읍시의 시민을 향한 각오이자 시정지표로 표현된다.
이학수 시장이 취임후 공모를 거쳐 선택한 구호이고 이를 받들고 실천하겠다는 포부도 피력할 만큼 중요한 사항이다. 시민이 중심이 되고 시민을 위해 으뜸가는 정읍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얼마전 정읍시 산외면사무소의 경우, 해당 지역의 얼굴이고 외부인들이 첫인상을 느끼는 초입 부근에 각종 오물과 쓰레기더미가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진>
한 곳도 아니고 인근에 또 한 무더기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왜 그랬을까.
이곳은 정읍시청 산하 산외면.
과연 이곳은 시민 중심의 행정을 하고 있는 건가.
만일 지난 추석명절에 버려진 것이라고 해도 벌써 11월, 면사무소 행정이 아예 손을 놓고 있은 행태로 보여진다.
면 소재지 입구에 쓰레기더미가 쌓여있어도 누구 하나 신경 쓴 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 일을 담당하는 직원은 누구이고 이렇게 방치한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앞서 10월 20일경 산외면은 노인일자리·사회활동 참여 어르신을 통해 꽃밭을 가꾸고 도로 환경정비를 하는 등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36명을 5조로 편성해 도로 쓰레기 줍기 등 각 구역에서 환경정비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도로변 공유지에 구절초를 심는 꽃밭 가꾸기를 추진해 만개한 구절초는 제16회 정읍 구절초 꽃축제장을 안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쓰레기들은 왜 방치돼 있었을까. 어떤 도로변 환경정비만을 하느라 이곳은 쓰레기장이 됐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산외면은 과거 2007년 한우마을로 부흥을 꿈꾸던 시기, 주차난을 해소하도록 특정 종교단체와 힘겨운 토지협의를 거쳐 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310㎡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한 바 있다.
이 사업 또한 정읍시의 현안사업으로 특별교부세가 투입될 만큼 당시에는 심혈을 쏟는 사업 중 하나였다.
그렇게 소중하게 건립됐던 이곳 공영주차장의 화장실은 들어가는 입구 변의 타일이 파손돼 발이 치일 정도로 방치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불결한 인상을 주고 있다.<사진>
특히 장애인 화장실로 보이는 곳의 문은 아예 열쇠로 잠가져 있는 상태이고 표지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돼 있어 이곳이 공영 화장실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보는 이의 얼굴이 붉어지게 하고 있다. 이곳은 총 4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곳이다. <사진>
산외면사무소는 도대체 이 지역에서 무슨 역할을 하고 무슨 업무를 하는 곳인가.
행정기관이 맞는지조차 의심을 사고 있다. 근무하는 직원들은 왜 이렇게 방치된 주변 사물은 눈으로 보지 않고 다니는지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산외면은 이처럼 파손되고 불결한 화장실 앞 공영주차장에서 지난 5월 16일 노인·장애인 등 문화누리카드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찾아가는 문화장터’를 열기도 했다.
이 공영주차장과 화장실은 면사무소 건물 정면 우측에 있다. 그렇게 관리가 어려울 곳에 있는가.
산외면사무소는 취재가 진행됐던 10월 25일(수)부터 3일간 정읍시 자체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감사는 2021년 9월 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전 분야에 대해 진행됐으며 무려 감사과 감사팀장과 4명이 현지에 상주하고 있던 터였다.
이전에 파손되어 방치된 시설물에 대한 관리 태만에 대한 감사부서의 감사는 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등잔 밑이 그렇게 어두운가.
그렇다면 이곳의 직원을 배치한 정읍시장을 수반하는 총무과와 업무 감찰을 하는 감사과의 그동안 업무형태에 정조준되고 있다.
그토록 기둥이 썩고 있음에도 업무를 잘하고 있는 줄로 알았던 것일까. 아니면 친밀한 상호 관계로 ‘눈 가리고 아웅’ 한 것일까. 공직 내부의 기강은 무슨 근거와 잣대로 바로 잡는다고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공직선거법과 관련 재판 진행 중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정읍시를 대표하고 인사권을 가진 행정 수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가까웠던 10월 10일 간부회의에서 "야외 시설 점검을 통해 노후화된 시설은 수리하거나 교체해 시민불편이 없도록 하라 했고 더불어 읍면동장들은 주민 소통 등 현장 행정을 강화해 신속하게 동향을 파악하고 보고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산외면은 정읍시장의 이러한 지시 및 당부에도 손을 놓고 있었다.
게다가 9월의 경우 추석연휴를 맞은 이학수 시장은 ”연휴 기간에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시민불편이 없도록 행정 대책을 마련하고 점검하라 했고 특히 공직기강 해이 사항이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게다가 화장실과 관련해서는 이학수 시장이 6월 간부회의 당시 “시민들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의 위생상태와 주변 정리를 통해 시민들이 쾌적하게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안전한 정읍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었다.
사정이 이쯤 되면, 쓰레기더미와 화장실의 불결함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산외면사무소는 과연 어느 나라 행정관청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의 지시 또는 당부 사항에 대해 하부 관청 직원들이 “그건 니 생각이고…”라고 치부한다면 민선 8기 정읍시는 이미 실패한 곳이다.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 만들어 달라”고 목이 타는 정읍시장의 당부 말이 그렇게 가벼운가.
이학수 시장은 지난해 읍면동장들의 업무태만에 대한 우려의 “읍면동장은 요양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 대해 “시장이 열심히 잘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산외면사무소를 보면 그들은 다른 세상에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직생활의 남은 일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가 정읍시민과 정읍시를 위해 복무할 생각이 없다면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 가벼운 훈계 정도가 처방이 아니란 말이다. 보내라. 그가 정말 살기 좋은 곳으로.
산외면사무소가 관련 찾아온 민원인을 내쫓고 점심을 먹으러 간 행태에 대해선 아직 기술하지 않았다.
이래서 더욱 시민의 대의기관인 정읍시의회의 깊은 관심이 기대되고 있다.
가서 보라. 받은 자료만으로 행정사무감사가 충족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