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육종 통해 고가 희귀난 형질 구현 성공

난(蘭)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관상용 난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朴昌奎) 정읍분소 방사선연구원(원장 국일현)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최근 돌연변이 신품종을 방사선 기술로 개발, 대량 보급로를 열어 화제다.
특히 이 개발로 고가의 수입 난을 대체함으로서 외화 절약 및 농가 소득 증대를 꾀하고 야생 희귀난의 무분별한 훼손도 막을 수 있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방사선연구원 방사선이용육종연구부 책임팀장인 강시용 박사에 따르면 민간 난 전문업체인 바보난농원(대표 강경원)과 공동으로 지난 2000년부터 6년간 연구 끝에 수입 동양난 심비디움(Cymbidium) ‘대국’의 돌연변이 신품종 ‘동이’와 우리나라 자생난 ‘석곡’의 돌연변이 신품종 ‘은설’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동이’와 ‘은설’은 조직배양 기술과 방사선 조사 기술을 접목, 원품종의 조직 배양체에 30~60Gy(그레이)의 감마선을 24시간가량 조사해 생기는 돌연변이체 중 유용한 형질을 선발 육성함으로써 개발됐다.
두 품종 모두 원품종보다 잎 크기가 작고 잎 가장자리에 황금색 줄무늬가 선명하게 들어가 있어 자연 상태에서 간혹 발견되는 돌연변이 난과 비슷한 형질을 띠고 있다.
또 농원관계자는 현재 실내 관상용 난 중 잎이나 꽃 모양과 색깔이 특이한 돌연변이 난은 애호가들 사이에 고가에 거래되고 있으나 외국 난 수입으로 인한 외화 낭비와 자생난 남획에 따른 자생지 훼손과 멸종 위험성 때문에 새로운 품종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는 것.
이에 따라 이번에 개발된 방사선 돌연변이 난은 중저가로 보급이 가능해 희귀종 돌연변이 난에 대한 애호가들의 수요에 호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과 함께 ‘동이’와 ‘은설’이 날로 늘어나는 종자 로열티 유출을 막고 유전자원을 확보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 200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함에 따라 외국 품종을 도입해서 이용하는 경우 종자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실정을 감안할 때 벼, 무, 배추, 고추 등 일부 식량 및 채소 작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외국 품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어서 로열티 부담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0년 30억원이었던 종자 사용 로열티가 올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러한 불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소 방사선육종연구팀은 그동안 방사선 조사에 의한 돌연변이 유발 현상을 활용해 벼 콩 및 무궁화 신품종 등을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외국의 로열티에 대응하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화훼류 및 자원 식물의 신품종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는 외산 품종이라도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을 통해 형질을 한 가지 이상 바꾼 뒤 고정시키면 새로운 품종으로 인정받아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기인한다.
강시용 박사는 이와 관련 “방사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육종 기술은 7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전통 육종방법의 하나로 환경오염이나 식품 위해성 논란이 없어 유전자원이 부족한 화훼, 과수류 및 특·약용 작물 개발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탄력을 받은 ‘동이’와 ‘은설’은 품종 개발에 공동 참여한 바보난농원을 통해 최근 국내 판매 및 대만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앞으로 난과 국화 장미 글라디올러스 등 화훼류 신품종 개발에 주력해 외국 종자의 로열티 요구와 국산 종자의 해외 시장 개척 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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