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수술 후유증 막는 특수 소재..탁월한 효과 입증
외국 제품 10분의1 가격, 수입 대체 및 의료기술 향상 기대 셀룰로오스, 키토산계 천연 고분자를 이용해 외과 수술시 장기(臟器)가 달라붙는 것을 막는 ‘장기 유착 방지용 겔(gel)’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고가의 수입품에 의존해온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 주고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朴昌奎) 정읍분소 방사선연구원 노영창 박사는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해서 수분이 함유된 유착 방지용 겔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겔은 외과 수술 후 장기 조직이 서로 달라붙는 유착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는 특수 의료용 소재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노 박사는 소장이나 대장 수술을 한 뒤 유착 정도가 심하면 장이 막히는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고 또 자궁 수술 후 유착이 생기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유착 방지용 겔은 조직 적합성이 뛰어난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해서 제조, 유연하면서 2주 정도 뒤면 몸 안에서 분해돼 흡수․배출되는 특성을 가져 유착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으며 제조하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제조과정에서 멸균을 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하면 겔이 형성되는 성질을 이용해 유착 방지용 겔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노영창 박사는 “실험용 쥐의 맹장과 복벽에 상처를 입힌 뒤 그 상처에 유착 방지용 겔을 적용하는 전임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미 방사선을 이용, 상처 치료용 겔형 붕대를 개발해 상용화한 바 있는 노 박사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착 방지용 소재가 대부분 외국 제품으로 명함 크기가 20~30만 원대로 최고 70~80만 원대의 고가일 뿐 아니라 효능도 만족스럽지 못해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반면 노 박사가 개발해낸 유착 방지용 겔은 연간 6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시장에 수입품의 10분의 1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동종업계 희소식이 되고 있다.
한편 노영창 박사는 “천연 고분자를 방사선 처리해서 제조한 유착 방지용 겔은 수입 제품과 효능은 대등하지만 제조 공정이 간편해서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다”며 “임상 시험이 완료되면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국민 보건 및 국내 의료 기술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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