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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을 대립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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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을 대립각인가
  • 변재윤
  • 승인 2006.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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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거부당한 노조, 어용.. 맞습니다”

24일 오후 시청 복도에서 우연히 만난 정읍시공무원노조 정재희위원장이 농담 반 내뱉은 첫마디 말이었다.

그래도 당일 정읍시 직원들이 고대했던 인사에 5급 13명과 6급 32명 등 45명을 승진 전보 조치했던 터라 그가 하는 말에 대한 의미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 할 수 있었다.

다음날 공노조는 마치 봇물을 터트리듯 그동안 강 광시장의 취임이후 불만족스러웠던 응어리를 성명을 통해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성명 내용을 살펴보면 사무관인사에 대해 공노조는 정년을 앞둔 대상자를 승진시켜 정년연장에 따른 예산낭비 요인과 특혜시비 우려, 그리고 전보기준에서도 법적인 전보제한 1년을 지키지 않은 사항이 문제점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또 시장후보시절 밝힌 공직사회 혁신방안에 대해 인사후 개인프라이버시를 제외한 사정결과 공개 및 인사원칙을 청내 공청회를 통해 반영하겠다는 정책답변에 납득이 어렵다는 점도 곁들였다.

하지만 매회 그렇듯 ‘인사는 만사’아니던가. 인사를 아무리 고대했다 하더라도 민선4기 강 광시장의 취임 100일조차 이르지 못한 시기, 소폭 인사에 벌써부터 특혜시비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에 그쳤으면 싶다.

예전 그러하듯 초임 시장, 최소 6개월 정도는 관망해줬던 미덕(?)도 있었다던데..

그런데 기자의 시각에 문제의 화두는 노조측이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노조의 임원을 사전 협의 없이 인사조치 한데 발끈하고 있는 듯 보인다.

노조 임원인 L모 담당을 신설 팀장으로 전보된 K모 담당직에 배치시킴으로 인해 9월초 합법단체로서 노조를 전환하고자 했던 집행부의 결원이 발생, 이는 강 시장이 노조 설립신고가 불가능하도록 와해수순을 밟은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이와 관련 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잘사는 새정읍 건설’ 지침에 맞는 사계절관광을 실현하기 위한 5개부서 테스크포스(T/F)팀 구성으로 책임지는 인사를 단행했으며 장기 근속자를 우대하고 조직 활성화 원칙에 따라 퇴직 예정자의 승진이 “평생을 공직에 몸담아온 고마움과 조직을 위해 마지막 인생을 바쳐 일해 주라는 뜻”이었다 한다.

그러나 노조가 성명을 발표한 이후, 일례로 소수직렬 중 근무능력이 우수한 자를 배려한다는 소외직렬 안배원칙에 세무직들과 같은 일부 직원들의 소리 없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최소 3~5명의 사무관이 있는 토목직과 농업직들의 배치에 견줘볼 때 5급 사무관 단 한명 없는 세무직들은 재정과로 흡수 통합돼 6급만 6명이 적체속의 비만 구조라는 것.

여기에다 진즉 장기근속, 다면평가, 근평 등에 1-2위를 달리는 각국 주무담당들의 침묵은 내년 초 정기인사를 바라보는 냉기류로 감지되고 있고 전략팀 구성으로 자칫 주무 자리의 위기의식까지 느끼는 듯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시청이 술렁인다는 것이다.

알려주지 않아도 모든 직원들은 자신의 능력과 조건으로 서열과 승진의 시기를 정확히 척도하고 있고 어깨를 견주는 경쟁자들도 서로 알 것은 알고 있다.

이번 인사 후유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선거관련 주변인물 말고도 유독 신태인 지역이 부각되고 있고, 강 시장의 전직인 경찰관련 일부 전 현직 인사의 이름들이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관에 도취해 편협적 여론형성을 우려, 가급적 논평과 사설을 견지해오던 본지가 방향을 돌려 평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인사 후 횡행하는 악성 루머의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 이번 인사가 소폭이어서 사전부터 많은 대상자들이 승진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이 부임 이후 첫 단행하는 인사가 소규모라 하더라도 수장의 인사 성향과 승진유형을 가름할 수 있는 계기이기에 많은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오히려 짜 맞추기 식으로 루머를 구전으로 전하고 자신의 불만을 실어 확대시키기 보다는 냉철한 분석과 이성으로 겸허한 수용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강 시장이 향후 노조와 정식 자리나 대화의 창구를 만들고 노조설립을 적극 배려한다면, 지금 잔뜩 벼르고 있는 공노조는 그래도 흔들리지 않을 대립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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