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북지부 정읍지회
지회장 장세희
정읍시는 고등학교 비평준화 지역이고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의 학생수가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학생유치 경쟁은 치열하다. 중학교 방문뿐 아니라 타 지역 학생유치, 가가호호 방문도 서슴치 않는다. 이 과정에서 교사 스스로의 자괴감도 심각하고, 학생들의 성적 뿐 아니라 학부모 연락처, 집주소, 직업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학생 유치 과열 문제로 몇 년 전 고교평준화 문제가 논의되었으나 몇몇 사립학교에 의해 무산되었다고 한다. 중고등학교가 함께 있는 사립학교는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기에 구태여 평준화가 필요치 않다는 논리로 비친다. 학생정원을 채우기에 바쁜 공립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가 있는 사립고등학교는 정원보다는 우수학생 선발에 훨씬 더 열을 올린다. 이러한 과열 양상이 성적우수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남발하고 급기야 일천만원대의 현금지급을 제안하는데까지 이르렀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학부모,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모셔갈 때 뿐...”이라는 것이다.
비평준화 지역이기에 학생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가 있는 사립중학교는 학부모가 교무실에 가서 눕지 않는 이상은 다른 고등학교에 원서를 쓰기 어렵다고 한다.
아무리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런 가치들이 사회의 타락과 결정적인 붕괴를 막는 버팀목이 된다. 그러나 정읍의 교육계는 너나 할 것 없이 그런 교양을 갖추지 못한 듯하다.
또한 학생유치 경쟁은 치열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막상 보통학생에 관한 교육적 배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보통 학생에 대한 교육적 배려보다는 명문대학교에 몇 명을 보냈느냐가 각 학교의 가장 큰 홍보이다. 그러기에 절대 다수가 패배하는 정해진 게임인 입시에 유리한 학생들 소위 “성적우수자”들에게만 온갖 혜택이 주어진다. 대부분의 중3학생들이 고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에 이미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읍교육청이 취한 대안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교육은 공공적 사안인데 국민의 녹을 먹는 교육청이 어찌 이리 무능할 수 있단 말인가?
학부모, 학생, 교사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하지 않고 "우수학생 유치 작전은 해마다 있는 일로 막으려고 애를 썼지만 음성적으로 이루어져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2008년 11월 3일 기사에 실린 허기채교육장의 인터뷰내용 참고)고 변명하는 것은 자신들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에 불과하며 더 이상 논하기에는 지면조차 아깝다.
고등학교 입시철만 되면 정읍시 고등학교는 각 학교의 “교육”이라는 상품을 구매해 달라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애원한다. 교사는 충실해야 할 수업보다는 교육상품을 홍보하는 세일즈맨으로 학생은 상품구매자로 전락했다. 학부모는 정확한 자료보다는 현혹되기 쉬운 상품들 속에서 고민한다. 학교는 시장바닥이 되었다.
이런 현실을 정읍교육청은 언제까지 방관할 것이며, 전라북도교육청은 모르쇠로만 일관할 것인가?
정읍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은 정읍시 학생 유치에서 벌이진 개인정보유출, 현금지급 등에 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등학교 입시과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아내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