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하신 아버지의 뒤를 이은 보유자 선정이라 매우 의미가 깊고 앞으로 필봉농악 예술적 계승에 힘쓸 예정입니다”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임실필봉농악(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11-마호) 국가 지정 보유자로 선정된 양진성(44)씨의 소감이다. 양 씨는 이번 자신의 보유자 지정이 필봉굿의 큰 상쇠였던 부친 양순용씨에 이어 ‘대를 잇는 보유자’라는 의미가 크다. 1세대인 선친의 세대는 척박한 상황에서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각고의 어려운 현실을 지켜냈다면 2세대인 자신들은 선대가 이뤄놓은 기반을 토대로 공부하며 부모의 업을 잇는 예술적 계승에 의미가 있다.
특히 과거 속 유명한 인물들의 기록들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이름만 남겨진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양진성씨는 임실에 필봉농악 전수관을 중심으로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다. 1994년 전통문화학교로 지정된 필봉농악보존회는 2004년부터 학생들의 현장체험을 중심으로 필봉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학교는 우리 민족의 삶을 담아낸 전통문화 소리공연과 놀이를 통한 어울림 체험에 목적을 두고 있다. 양 씨는 지난여름 전북대에서 문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그가 받은 학위논문은 ‘필봉농악의 공연학적 연구’이다. 제대로 된 필봉농악 전승의 첫 발걸음인 것이다. 양 씨는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필봉농악이 그에 맞지 않게 역사적 자료는 제대로 축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2세대인 우리들이 스스로 그것들을 정립하고 계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진성씨 아들 양종윤 역시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진학,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편 양진성씨의 임명장 수여는 30일 문화재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양진성씨는 1972년 필봉굿에 입문해 필봉굿의 전승 및 공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1995년 필봉굿의 보유자 및 상쇠였던 부친 양순용 선생의 작고 후에 필봉굿의 상쇠와 보존회장을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70년대부터 1995년까지 상쇠 양순용 밑에서 전수조교활동을 했고 1995년 이후 필봉농악의 상쇠로써 공연활동, 전수활동을 통해 필봉농악 전승에 일조하고 있다. 필봉굿 전수자, 학생, 지역민에게 전승활동과 함께 매해 8월이면 풍물굿 축제를 기획해 일반 대중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우석대 국악과와 단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1978년 전주 대사습놀이 장원을 차지했고 1990년 필봉농악 이수자 지정, 1992년 필봉농악 전수조교로 지정됐다. 현재 필봉농악 보존회장이기도 한 양진성씨는 ‘호남 좌.우도 농악 비교연구’, ‘호남 좌도 필봉굿’, ‘호남좌도 풍물굿 예인들의 활동 양상’ 등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